JP모건 “코스피 5000 달성 기대”
“한국 시장, 주주환원 확대 본격화...전년 대비 자사주 매입 두 배 가까이 늘어” “제도적 개혁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중요”...“밸류업 프로그램 고무적”
JP모건은 “글로벌 환경이 받쳐준다면, 코스피 5000 달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JP모건 “한국시장, 거버넌스 개혁 긍정적”
29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종로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코리아 마켓 컨퍼런스(KCMC) 2025’ 행사를 열었다.
이날 믹소 다스 JP모건 한국 주식전략 총괄은 “한국 시장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거버넌스 개혁이 올해 들어 더욱 속도를 내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치는 4000 수준이며, 글로벌 여건이 받쳐준다면 그 이상으로도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스 총괄은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위험자산에 대해 매우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재정·통화·유동성 정책의 동시 완화가 진행 중이고, 특히 미국에서 시작된 정책 기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흐름이라 이런 환경에서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책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주식 등 위험자산을 추종할 것이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의 흐름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글로벌 경기가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한국 기업 실적도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외 변수로는 한·미 관세 이슈가 남아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전후해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스 총괄은 산업별 전망과 관련해 “현재 방산, 조선, 전기장비, 인공지능(AI), 고대역폭 메모리 등 글로벌 성장의 수혜를 받는 산업에 한국 기업들이 강하게 노출돼 있다”며 “이 분야들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국가 안보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한국 기업들의 이익은 매우 양호한 국면에 있고,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이 더해지면서 긍정적인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형 ‘밸류업’ 정책과 관련해 “주주환원 확대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어 약 15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법 개정 등 제도적 개선이 뒤따르면 투자자 신뢰가 더욱 높아질 것이며, 투자자 심리가 회의에서 기대, 그리고 자신감으로 전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스 총괄은 “기업이 인식하는 자기자본 비용과 투자자가 생각하는 수준 간 괴리가 크다”며 “이 부분이 수렴해야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선순환이 형성되면 한국 증시는 재평가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며 “JP모건은 한국 비중을 지난 6월 ‘비중확대’로 상향했고, 코스피는 4000선, 글로벌 환경이 받쳐준다면 5000선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 ASIFMA “밸류업 개혁 고무적…시장 신뢰·투자환경 개선이 관건”
피터 스타인 ASIFMA CEO는 “올해 코스피의 강한 상승세를 높이 평가한다”며 “다만 거시경제적 요인이 주도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제도적 개혁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스타인 CEO는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강화하고 밸류업 원칙의 채택과 집행력을 높이려는 정부의 의지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되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이 수십 년간 이룬 개혁을 짧은 시간에 추진하려는 점은 도전적이지만, 지금까지의 성과와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 투명성을 높이고 영문 공시를 확대하는 노력은 해외 투자자들의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매도와 시장 감시에 있어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근절하려는 정책은 지지한다”면서도 “단순한 운영상 오류까지 과도하게 처벌하는 현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 개방을 위한 조치들이 시행됐지만 아직 역외 원화시장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한국은행과 당국이 추가적인 접근성 확대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타인 CEO는 “투자자 등록 절차와 계좌 시스템의 복잡성이 여전히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연기금과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 확대는 일본과 인도 등에서 이미 성공한 모델이며, 한국에서도 제도적 인센티브가 강화된다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디지털자산 생태계 발전 노력은 매우 환영한다”며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투자자 보호와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국계 기관의 코스피 상방 기대와 별개로 원화 변동성은 투자심리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9원에 개장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종가 기준 1412.4원으로 4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달러인덱스는 98.07 안팎으로 약보합권을 보였다.
특히 미국과의 통상 협상이 길어질 경우 환율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불확실성 및 9월 수출 둔화 전망 등 원·달러 환율 상방 요인이 있다”며 "내국인의 해외주식 순매수세 이어지는 점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방경직성 높이는 요인으로 자리한다”고 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투자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대미투자가 단기간에 집행될 경우 외화 유출이 급격하게 확대되며 적정환율 수준을 100원 이상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KB증권 “스타트업·간접투자·연기금 개편이 증시 도약 열쇠”
한편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앞으로 계속 상승하려면 산업 구조와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제가 생각하는 핵심 과제는 세 가지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째는 스타트업 육성”이라며 “이를 위해 첨단 벤처 생태계가 확장돼야 하고, 실패 경험도 자산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사회적 문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사이버 보안, AI, 반도체 같은 국가 전략 기술을 민간 벤처에 이전해 성과를 냈다”며 “한국도 방산, 원전, 우주항공 등 전략 기술을 민간으로 연결할 수 있는 브리지 펀드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벤처는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IPO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IPO 문턱이 높아 진입은 어렵고, 퇴출은 거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IPO 심사를 간소화하는 대신, 상장 후 주주환원 정책이 미흡하면 과감히 퇴출시키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둘째는 간접 투자 확대”라며 “한국은 개인 투자자 매매 비중이 60~70%에 달하지만 선진국은 20%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모펀드 시장 규모가 2008년 69조원에서 현재 14조원으로 줄었다”며 “개인 직접 투자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어렵고 주주권 행사도 힘든 만큼 운용사와 기금에 아웃소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투자자의 장기 보유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셋째는 연기금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라며 “일본 GPIF, 노르웨이 국부펀드, 싱가포르 투자청은 공통적으로 운용성과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운동을 얼마나 했느냐’가 아니라, 운동과 건강검진 결과까지 종합해 평가하는 것과 같다”며 “국내 연기금도 철저한 성과 평가와 정치적 개입 차단을 통해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기금 제도가 개편된다면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와 성장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