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 지분 15% 처분 결의…"이르면 내달 상장 마무리"

2025-09-30     함영원 기자
LG전자 인도 스리시티 공장 조감도. LG전자 제공

LG전자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이 이르면 다음달 마무리된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1조8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며 미래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지게 됐다.

LG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지분 15% 구주 매각을 의결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사회 결의에 따라 LG전자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최종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르면 내달 중 IPO(기업공개)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지분은 인도법인 1억181만5859주며 처분일과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SEBI의 최종 승인 이후 공모가 밴드와 처분 예정 일자를 다시 공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서류를 제출하며 상장 준비를 본격화하고 올해 3월 SEBI로부터 상장 예비승인을 받은 바 있다.

당초 이르면 상반기 중 상장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LG전자는 4월 말 인도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해 상장 일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번 상장은 신주발행 없이 LG전자가 보유한 인도법인 지분 100% 중 15%를 매각하는 구주매출로 진행된다.

이는 조달 금액이 100% 본사로 유입되는 방식으로, 기존 주식만 매각해 지분 희석 우려가 없고 상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이자비용 등 금융 리스크 없이 대규모 현금 조달이 가능해 큰 폭의 재무건전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상장 이후 LG전자의 인도법인 지분율은 85%가 된다.

최근 현지 매체 등이 예상하는 공모 규모는 1150억루피(약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2분기 말 LG전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1조1000억원)을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김운호·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는 비수기이지만 인도법인 상장으로 현금 흐름의 대폭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2월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향후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공개가 회사 재무지표를 더욱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인도 자본시장 특수성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현지 사업을 가속화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월풀, 오라클, 무디스, 스즈키자동차, 네슬레 등이 인도에서 자회사를 상장하는 중이다.

한편 LG전자 인도법인의 예상 공모 규모를 고려하면 LG전자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은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인도 증시에 상장된 피어 그룹(비교기업)의 시가총액 규모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인도 증시에서 월풀 인도법인은 2조4000억원, 인도 타타그룹 계열 가전기업 볼타스는 7조2000억원 수준으로 시가총액이 평가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