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퇴임 앞둔 이시바 총리와 '셔틀외교'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오후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정세, 국제 무역질서, 저출산·고령화 등 양국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를 폭넓게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두 정상 간 세 번째다.

김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양 정상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노력을 설명하며 일본의 협력을 요청했고,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요구 철회를 전제로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시사한 가운데, 한일 양국이 비핵화 목표에는 변함이 없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또한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파트너로서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회담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사업이자 부산 지역의 숙원 사업인 북극항로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 지향적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며 “협력의 성과가 축적되면 대화에서도 긍정적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눌러 두 정상은 수시로 오가는 셔틀외교를 정착시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셔틀외교의 진수”라며 “새로운 한일관계의 주춧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집중 문제 등 양국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과제를 언급하며 “경제·사회문화·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회담 직후 양국은 ‘한일 공통 사회문제 대응과 관련된 당국 간 협의체 운용 방안’을 공동 발표했다. 저출산·고령화, 국토균형발전, 농업, 방재, 자살대책 등 양국이 공유하는 사회문제에 대해 각 부처 간 정례 협의를 진행하고 정책 경험과 성공 사례를 공유하기로 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회담에 앞서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 있는 고(故) 이수현씨 묘소를 참배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이수현씨 묘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수현씨는 일본 유학 중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는 일각에서는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의기억연대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사과 없는 협력은 모래 위의 성”이라며 과거사 배상 및 강제동원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