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단체 무비자 입국, 호텔·레저·항공주 훈풍 기대
“국경절 특수에 연말 성수기까지 겹친다”
정부가 9월 30일부터 중국인 단체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가운데, 중국 현지 연휴인 국경절과 맞물리며 국내 호텔·레저·항공주 훈풍이 기대된다.
◇ 증시 선반영…‘면세·백화점·여행·카지노·항공’ 순환 강세
1일 비자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된 해외 발급 개인 비자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미국·일본·중국 국적 방문객의 결제 금액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외국인 소비가 ‘K-뷰티·헬스케어·리테일’로 확장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비자는 “드럭스토어·병원·피부과 등에서 결제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중국인 단체 무비자’가 9월 29일 0시부터 시행되면서 관련 업계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법무부는 내수·관광 회복을 위해 2026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전담 여행사가 모집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무비자 입국(최대 15일 체류)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시행 시점이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와 겹치면서 초반 수요 유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시행 첫날 오전,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거 입국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서울 도심·주요 관광지를 돌아본 뒤 면세점·대형 쇼핑몰로 이동했다. 국내 유통업계는 줄서기 동선 관리와 중국어 표지, 간편결제 안내를 확대했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중국 모바일결제 연동도 늘렸다.
면세업계는 ‘첫 주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등은 단체 전용 안내·사은품·즉시 환급 창구를 전면 배치했고, 크루즈 단체 관광 수요에 맞춰 매장 운영을 조정했다는 업계 소식도 전해졌다.
한국관광공사는 내년 6월까지 단체 무비자 효과로 추가 방문 100만명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방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회복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에서 관련 정책을 발표한 날(8월 6일)부터 9월 30일까지 현대백화점·신세계·호텔신라·모두투어가 각각 19.59%, 5.76%, 4.36%, 2.87% 상승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기업들은 당분간 매출 개선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허용은 기대해볼 만한 변수”라며 “단체 상품에 시내 면세점 방문 코스가 포함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개별 여행객보다 시내 면세점에서 소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리테일 채널도 변화에 맞춘다. 유통사는 단체 동선 관리와 중국어 안내 강화, 모바일결제 인프라 보강, 통역 인력 확대를 통해 ‘체류 시간 내 결제 전환’을 노리고 있다. 현장 점검 기사에서도 “리테일·호텔 업계의 선제 준비”가 확인된다.
◇ ‘한–중 항공 노선’ 수요 재점화…통합 대한항공 모멘텀
항공주는 한–중 노선 회복에 기대를 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중국 노선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며 노선 점유율이 각각 17%와 14%로 추정된다”며 “양사 운수권 재배분 예정이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통합 대한항공의 한-중 노선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중국 수요 활성화 효과로 대한항공의 매출액 증분은 올해와 내년 각각 2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500억원과 150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노선 수요가 부각되면서 통합 대한항공의 모멘텀이 강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관측은 최근 ‘아시아나 여객 수익성 개선’ 분석과도 맥을 같이한다. 중국 노선 회복, 요금(운임) 정상화, 비용 축소 기대가 맞물리며 4분기부터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업계에선 이들 종목의 양적 매출 확대 못지않게 ‘질적인 실적 회복’을 중요하다고 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면세·관광 수요의 일부는 보따리상(다이공) 중심으로 왜곡됐고, 이후 시내면세점 구조조정과 공항 임대료 이슈가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며 “단체 중심 소비가 ‘K-뷰티·헬스케어·프리미엄 리테일’로 연결될 때 고마진 카테고리 믹스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