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연기 놓고 여야 공방 격화... "재난 외면" vs "흑색선전"

국민의힘 "재난 수습 골든타임에 예능 촬영" 맹공 민주당 "허위 사실 흑색선전... 법적 대응" 맞불 대통령실 "추모 분위기 고려해 연기 요청"

2025-10-05     이재영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세종시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가전산망 장애 업무를 담당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행정안전부 공무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 방영 연기를 두고 여야 간 정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공무원 사망에 따른 추모 분위기'를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재난 상황에서의 예능 출연 자체를 문제 삼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맞섰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국가전산망 장애 및 담당 공무원 사망 상황을 거론하며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을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예능을 촬영했는지 궁금하다"며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 속이 아니라 대통령 머릿속이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 역시 "예능 촬영 무렵은 화재가 진화된 지 18시간밖에 안 된 조기 수습의 골든타임이었다"며 녹화 시점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특히 사망 공무원에 대해서는 "대통령 면피용 닦달에 공무원이 목숨을 잃었다. 공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비판을 '허위 사실에 기반한 흑색선전'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가위에까지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로 흑색선전을 일삼는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정자원 화재 사태의 근본 원인을 전 정부의 이중화 예산 삭감으로 돌리며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민주당은 주진우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가적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사망 공무원마저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기 급급함에 침통할 따름"이라고 비판하며, 이날 오후 주 의원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당초 5일 방영 예정이던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편의 방영 연기를 방송사 측에 요청했으며, 편성이 하루 미뤄졌다. 대통령실은 연기 사유에 대해 "국가공무원의 사망으로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녹화 시점은 지난달 28일로, 대통령실은 녹화 전후 대통령이 화재 대책 회의를 주재하는 등 상황을 면밀히 점검했다고 해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