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30억 들이고도 또 '먹통'…명절 예매 전산망 붕괴 반복 

최대 185만 명 동시 접속에 서버 붕괴 5차례 과부하 시뮬레이션도 무용지물 정점식 "국민 불편 반복, 전면 개편해야"

2025-10-08     설인호 기자
자료 사진. 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6년간 약 30억 원을 들여 전산 시스템을 개선했음에도, 추석 명절 KTX 예매 첫날 접속 장애 사태를 막지 못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전 시뮬레이션을 다섯 차례나 진행하고도 '세 번째 먹통'을 반복하면서 근본적인 전산망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점식 의원(국민의힘, 경남 통영·고성)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전산 시스템 증설·개선 관련 예산 편성 및 집행 내역'에 따르면, 코레일은 2020년 8억 원, 2022년 6억 2천만 원, 2023년 1천만 원, 2025년 15억 7천 4백만 원 등 총 30억 원을 전산 시스템 증설과 개선에 투입했다. 노후 서버와 장비, 웹서버, 대량접속 솔루션 교체 등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예산을 집행했지만, 올해 추석 명절 예매 첫날 또다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달 17일 오전 7시, 코레일 앱과 홈페이지에서 시작된 KTX 추석 연휴 승차권 온라인 예매에는 최대 185만 명이 동시에 접속하며 서버가 마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명절 승차권 예매 기간 중 최대 동시 접속자 수였다. 접속 지연은 1시간 50분 넘게 이어졌고, 예매를 포기한 이용자도 속출했다.

최근 5년간 코레일의 전산 시스템 증설·개선 관련 예산 편성 및 집행 내역. 자료 코레일. 정점식 의원실. 

문제는 코레일이 이런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과부하 대비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코레일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총 492만 명 규모의 사전 수요를 예상하고 8월 12일, 8월 20일, 8월 21일, 8월 22일, 9월 2일 등 다섯 차례에 걸쳐 최대 200만 명 동시 접속을 가정한 부하 테스트를 완료했지만, 실제 상황에서 시스템이 무너졌다.

이로써 코레일은 2017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 '먹통 사태'를 겪게 됐다. 매년 반복되는 전산 장애에 대한 국민 불만이 커지고, 전산 시스템 구조 자체의 결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점식 의원은 "국민의 기본적인 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해 예매 시스템을 근본부터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