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초, 한국인구 20대가 70대 이상 밑돌아

인구구조 50대 〉40대 〉60대 〉70대 〉20대 20대, 인구 줄어도 고용 절벽…경제 활력 저하 심각

2025-10-12     장석진 기자
                                       한 청년이 노인 여러명을 등에 업고 힘들어하는 모습. 생성형AI로 제작한 이미지.

지속된 저출산 고령화 여파로 20대 인구가 쪼그라들어 결국 70대 이상 노인 인구보다도 작아졌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로, 고용 절벽까지 닥쳐 국가 경제의 미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2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에 따르면 2024년 20대 인구는 2023년보다 19만3000명 줄어든 63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감소 폭은 10세 미만(-19만2000명), 40대(-16만9000명) 등을 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

20대 인구 감소는 2020년 703만명으로 정점으로 4년째 내리막길이다.

감소 폭은 외국인 인구 증감의 영향이 있긴 하나 매년 14만∼21만명 수준이다. 그 결과 지난해 20대 인구는 70대 이상(654만3000명)보다도 적어졌다. 20대 인구가 70대 이상보다 적어진건 192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2024년 기준 사상 처음으로 성인 연령대 중 20대가 가장 적은 세대가 됐다.

작년 인구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871만3000명으로 가장 많고 40대(780만9000명), 60대(779만1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90년대만 해도 20대가 전 연령대 중 가장 인구가 많았었다. 2차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는 71년생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당시 한반에 60명이 넘은 재학생이 오전반과 오후반을 나눠 다녔으나 이제는 그들이 50대가 돼 가장 두터운 인구층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절대 숫자도 줄어든 20대가 노동시장에서도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20대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8월(61.7%) 이후 12개월째 하락·보합을 반복했지만 단 한 번도 반등은 없었다.

같은 달 20대 실업률은 5.0%를 기록하며 1.0%p 상승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22년(5.4%)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는 대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이 늘면서 막 사회에 진출한 20대의 설 자리가 부족해진 탓이다. 신입이라 해도 이른바 직장 경력이 있는 이른바 ‘중고 신입’에게 취업문이 더 열리는 실정이다. 직장내 기초적인 교육을 받고 온 중고 신입들은 재교육 비용이 덜 들고, 한번 직장을 옮겨본 탓에 신중하게 생각해 직장을 그만 둘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작년 대졸 신입직원 28.1%는 경력직이었다. 지난해(25.8%)보다 2.3%p 상승하면서 대기업의 수시 채용 기조가 더 확산되는 모습이다.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제조업 부진, 건설업 불황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다.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에서 20대의 설 땅이 줄어들면서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대가 취업시장에서 밀려나면, 결혼과 출산 등이 더 미뤄지면서 인구구조가 붕괴되고 노동생산성은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임금을 가장 많이 받고 인구가 가장 많은 현 50대들이 정년퇴직을 해 직장을 그만두게 될 때쯤 소비를 줄이면 경제의 활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