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 “경쟁사 따라와도 AI 리서치로 차별화”

쏠(SOL) ETF 순자산총액 10조원 규모 돌파 조재민 대표, “경쟁사가 상품 베껴도 실력으로”

2025-10-15     조성진 기자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이사.

신한자산운용은 “자산운용 경쟁사들의 ‘상품 카피’ 이슈 속에도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키워드 선별·리서치 역량으로 같은 테마에서도 성과 격차를 냈다”고 밝혔다.


◇ 같은 테마 상품도 ‘성과 격차’로 증명


15일 신한자산운용은 여의도 TP타워에서 ‘SOL 상장지수펀드(ETF)의 업계 최단기간 순자산총액(AUM) 10조원 돌파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ETF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한자산운용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이사는 “사실 ETF 시장이 처음 열렸을 당시에는 코스피200이나 S&P500 같은 기존의 표준화된 산업 분류를 통해서도 충분히 새로운 전략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세상의 흐름이 빨라지고 산업이 세분화되면서 기존 분류 체계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며 “지금은 다양한 기술력이 상품 개발에 동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오픈AI의 언어모델 메커니즘을 활용해 현재 시장에서 부각되는 산업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세부적인 유망 기업을 선별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산업을 묘사하는 핵심 키워드를 얼마나 정확히 찾느냐가 결국 자산운용사의 차별화된 역량이라고 생각한다”며 “SOL ETF는 증권사 리서치 출신 애널리스트들이 다수 포진해 깊이 있는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테마라도 다른 운용사 대비 높은 성과를 내는 배경에는 이런 리서치 역량이 있다”며 “이 경험을 이번에 상장하는 ‘SOL 미국 넥스트테크TOP10 액티브 ETF’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이사.

‘SOL 미국 넥스트테크TOP10 액티브 ETF’는 28일 론칭된다. 박 이사는 “최근 4년간 월배당, 소부장, AI 등 에지 있는 상품으로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한 고민을 거듭했다”며 “이제는 미국 시장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안보와 산업 회복력을 기치로 에너지·희토류·첨단기술에 자금을 공급하려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투자 전략도 그 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미중 패권 경쟁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기존 S&P500·나스닥100 중심의 빅테크 쏠림을 넘어 해자를 가진 차세대 기업을 담는 대표 지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금리 인하 국면은 중소형 성장주의 리레이팅에 우호적”이라며 “강력한 서사와 인덱스 편입 가능성을 갖춘 기업을 선별해 유연한 액티브 운용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28일 상장하는 ‘SOL 미국 넥스트테크TOP10 액티브 ETF’로 SOL ETF의 2.0 시대를 열겠다”며 “미국 주도의 산업과 미국이 취약하거나 패권 확보가 시급한 차세대 기술을 함께 담는 ‘새로운 대표 지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조재민 대표 “업계 견제 강해…물밑 방해 작업도 있어”


이날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는 신한자산운용이 최근 급성장 과정에서 겪은 ‘상품 카피’ 문제를 언급하며 업계 현실을 짚었다. 

조 대표는 “성공을 거둔 이후 상위사들이 바로 카피에 들어오는 견제가 굉장히 강했다”며 “일부 회사는 더 많은 초기자금으로 동일한 콘셉트를 내세우거나, 물밑에서 방해 작업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카피 현상은 업계 전반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새로 진입하려는 운용사들도 상위사의 견제 탓에 쉽지 않은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SOL ETF는 이런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차별화된 종목 구성과 테마 전략에 집중했다”며 “월배당, 소부장, 조선TOP3 등 상품들이 후발주자들의 모방을 불러왔지만, 원조로서의 기획력과 성과로 시장 신뢰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빠른 성장보다 가치 있는 성장을 추구했고, 이를 통해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층이 형성됐다”며 “100억원 이상 규모의 상품이 수십 개로 늘어난 만큼 이제는 시장에서 독립된 브랜드 파워를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그는 “ETF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고 경쟁이 치열하지만, 결국 혁신이 살아남는다”며 “신한자산운용은 앞으로도 단순한 모방이 아닌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 혁신으로 차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자산운용업계 3위 자리를 두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이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3위에 올라서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주식시장 호황을 발판으로 테마·액티브·ETF 등 공격적 상품을 신속히 선보이며 ‘3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수탁고와 자금 유입이 단기 등락을 반복하며 점유율 공방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 

신한자산운용은 업계순위 경쟁 보다는 투자자 성향과 목적에 맞춘 균형 잡힌 라인업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특정 테마 쏠림을 경계하고 국내외 주식·채권·대체 등 자산군을 고르게 제시하며, 적합성 원칙과 리스크 관리 강화로 ‘지속 가능한 성과’에 방점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은 “2021년 9월 SOL ETF를 시작해 지난 9월 19일 순자산 10조원을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그동안 빠른 성장보다 가치 있는 성작을 지향해 왔다”고 말했다. 

김 총괄은 “당사의 상품 철학은 ‘내러티브 앤 넘버스’로, 성장 스토리와 그에 걸맞은 실적 숫자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며 “해당 산업의 특성을 성과로 가장 잘 발현시키는 상품 구조를 설계해 효율적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

이어 “조선, 미국 원자력 SMR, 양자컴퓨팅 등에서 동일 유형 경쟁 상품 대비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며 “이는 스토리와 숫자, 그리고 정교한 분석·구조화 전략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AI와 가상자산 등 거대 담론이 만드는 변화 속에서 투자자가 선제적으로 기회를 포착하도록 돕겠다”며 “연금 등 중장기 포트폴리오에 기여하는 운용으로 SOL ETF의 다음 단계’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