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합의·긴축종료에 핵잠까지…호재 폭발한 산업계

관세 인하 현대차 “정부 헌신에 감사” 미국 긴축종료 예고…금융환경 개선·환율 안정 기대 트럼프,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한화오션 필리조선소 콕 집어 다국적 기업들 한국에 대규모 투자 약속…AI 제조 허브 기회

2025-10-30     이재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무역합의 타결 및 미국의 양적긴축 종료에다 핵추진 잠수함 승인 소식까지 국내 산업의 호재가 넘친다.

자동차가 일본과 유럽에 열위한 조건이었던 관세 위기를 넘겼으며, 조선업 기반 방산업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기회를 얻게 됐다. APEC 기간 주요 다국적 기업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한국에 대규모 직접투자를 약속해 한국이 AI 제조 허브로 도약할 수혜도 포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미 무역합의 극적 타결로 대미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자동차, 차부품 산업을 대변해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반겼다.

정부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목재제품,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 등도 추가적인 관세 인하 혜택을 받게 됐다. 또 반도체도 주된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이날 미국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아울러 12월1일부터 양적긴축(QT)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최근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안정될 전망이다. 전날 무역합의 소식에 환율은 이미 하락했다.

금리인하와 양적긴축 종료는 금융환경을 개선해 기업 활동을 촉진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달러 기반 자금 조달 금리가 낮아져 대출 이자가 줄고 비용 부담이 완화된다.

앞서 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도 미국과의 금리차가 좁혀져 부담이 줄어든다. 금리차가 축소되면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줄어들고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기여해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여력이 커진다.

긴축에서 경기 부양 기조로의 전환은 글로벌 경기 전반의 회복 기대감을 높여, 수출 시장 확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APEC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던 바,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만인 이날 SNS를 통해 건조를 승인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그것에 기반해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썼다.

이어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바로 여기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콕 집어 말해 한화그룹의 수혜가 부각된다. 한화는 필리조선소 현대화를 위해 총 7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미국 내 조선 산업 부활 프로젝트(MASGA)에 참여해 협력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은 한국 해군력 증강의 발판이 되며, 이는 국내 방산 시장 규모 확대와 관련 부품 산업 성장도 가져올 수 있다. HD현대 역시 미국 조선사와 군함 건조 및 조선소 인수 등 협력을 추진하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APEC 기간 주요 다국적 기업들은 국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혀 한국이 AI 제조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AWS가 2031년까지 약 50억달러, 블랙록 약 20조원, 마이크로소프트 5년간 약 2조4000억원(KT 공동투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설 투자하기로 약속한 르노(전기차 생산 전환), 지멘스, 앰코, 코닝, 유미코아, 에어리퀴드도 있다.

이들 투자는 AI, 클라우드, 첨단 제조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AI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핵심 부품 생산과 결합해 한국이 글로벌 AI 하드웨어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