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퇴직연금 제도, 민간 경쟁 통한 체질 개선해야”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 3주년 세미나 개최 강성수 상무,“기금형 도입 취지는 공감...민간이 경쟁 해야 자정작용”

2025-11-05     조성진 기자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

자산운용업계에서 “퇴직연금 제도는 민간 경쟁 통한 발전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 한투운용 “민간 경쟁 통한 자정 메커니즘 없으면 성장 어려워


5일 한국투운용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 3주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향후 10년을 바라봤을 때, 한국의 퇴직연금 제도는 어떤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는 “개인 투자자가 선택할 자유를 줘야지, 제어된 환경에서 한정된 선택을 하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의 선택에 대한 이익과 리스크를 스스로 책임지는 환경이 기초가 돼야 한국의 자본시장이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기금형 제도를 도입하려는 취지에는 모두 공감한다”며 “국내 퇴직연금이 원금보장형 상품에 치우치다 보니 호주·미국 등 연금 선진국 대비 평균 수익률이 현저히 낮은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 상무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 같은 하나의 큰 기금을 만드는 게 답이냐’, 아니면 지금처럼 ‘민간의 경쟁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공급하는 게 맞느냐’의 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론 차원에서 보자면 민간의 경쟁을 통해 개선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간이 경쟁을 해야 자체적인 자정 작용이 일어난다”며 “이는 금융·투자뿐 아니라 제조업, 테크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자정 작용이 없는 집단은 안정적으로 지속 성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 상무는 “민간을 통해 좋은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첨언했다.


◇ 한투운용, 퇴직연금 3대 리스크와 전략 제시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는 “돈을 불리는 목적은 결국 인출에 있다”며 은퇴 후 자산 인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은퇴 설계의 핵심은 고갈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꺼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인출기 3대 리스크로 “장수, 수익률 순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그는 “같은 수익률이라도 은퇴 초반 손실 여부에 따라 고갈 속도가 다르다”며 “기대수명이 늘수록 자산배분을 보수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출전략으로는 ‘정액·정율·가드레일·버킷’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정액 인출은 단순하지만 고갈 위험이 크고, 정율 인출은 안정적이지만 생활비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드레일 전략은 수익률에 따라 증감 조절로 변동성을 낮추고, 버킷 전략은 현금·채권·주식으로 나눠 하락기에 현금에서 인출해 안정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그는 “커버드콜은 원금 미달 위험이 높아 인출기엔 자산배분 전략이 더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젊은 세대에는 “인출기는 목적, 축적기는 수단”이라며 “처음부터 인출 관점에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무는 “시장 상황에 맞춰 인출률을 조정하는 ‘세이프 맥스(Safe-Max)’를 개발 중”이라며 “정답은 없지만 ‘고갈되지 않는 현금흐름’을 목표로 한 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성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

이날 강성수 상무는 ‘TDF 알아서 ETF 포커스’ 3년 성과와 운용 체계를 압축 설명했다. 그는 “2022년 10월 ‘TDF 알아서 ETF 포커스’를 내놨고 어느새 3년을 채워 가는 시점”이라며 “솔루션본부 출범과 함께 인프라·상품·운용기법을 동시에 개발해 한국 투자자에게 적합한 타겟데이티드펀드(TDF)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펀드형 TDF 약 200개와 비교해 ‘상장지수펀드(ETF) 포커스’ 라인은 위험 대비 수익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60 빈티지는 주식 비중이 약 70~75%인데 변동성이 연 10% 수준이고 3년 누적수익은 약 60%”라고 설명했다. 자금 유입과 관련해 “설정액 기준 CAGR로 연 188% 내외, 순자산 기준으로는 연 232% 증가를 보였다”고 말했다. 운용 원칙은 “핵심은 ‘글로벌 분산 투자, 장기, 저비용’”이라고 요약했다.

이어 “최적화의 인풋이 되는 장기 자본시장 가정(LTCMA)이 가장 중요하다”며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성장주는 환노출 관점에서 매력이 높고, 채권은 국내 채권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글라이드패스(주식비중체감)에 대해선 “한국인의 소득·인구 데이터를 반영해 인적자본 곡선에 맞춰 주식 비중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최적화 방식은 “글라이드패스에서 정한 주식 비중을 위험으로 두고 기대수익을 극대화하는 타깃리스크 옵티마이제이션(목표위험 최적화)”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 자본시장 가정, 한국형 글라이드패스, 타깃리스크 최적화, 저비용 글로벌 분산이라는 체계를 통해 일관된 위험조정수익을 추구해 왔다”며 “앞으로도 동일한 철학과 방법론으로 안정적인 성과와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 배재규 대표 “한국투자TDF알아서ETF, 폭락장에도 마음 편해”


이날 코스피는 오전 장중 40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급락하는 모습이다.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는 “개인적으로 TDF에 20%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며 “내가 들고 있는 기술주는 오늘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TDF는 시간이 지나면 꾸준히 우상향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투자를 ‘해피 인베스팅(행복한 투자)’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줄곧 테크 투자하라고 말해왔다”며 “우리 TDF도 미국 주식을 단순 지수로 가지 않고 가치·성장으로 나눠 성장주 비중을 높여 왔고, 결과적으로 테크 비중이 타사 대비 높다”고 말했다. 그는 “왜 테크인가라는 질문에 역사적 변화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농업에서 제조업, 그리고 인터넷을 거쳐 지금은 AI로 가치 창출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며 “농업과 제조가 여전히 필요하지만 부의 창출은 인터넷과 테크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AI 버블이냐는 논쟁이 있지만 과거 철도·인터넷 사례를 보라”며 “철도 사업자·인터넷 기업 중 승자와 패자가 갈렸지만, 그 사업을 가능케 한 철강과 반도체처럼 ‘필수 공급자’는 꾸준히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AI도 마찬가지다. 사업자는 엇갈릴 수 있어도 AI 반도체 같은 핵심 부품 공급사는 덜 흔들린다”고 덧붙였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그는 “테마나 시장형 상품만 들고 있으면 하루에도 월급, 연봉이 날아갈 수 있다”며 “테크 같은 성장 테마와 TDF를 적절히 섞으면 폭락장에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가 온다고 현금으로 피신하자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위기에서 ‘죽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면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명 전문가들이 한 번 맞고 유명해진 뒤 그 이후로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유명인 발언을 맹신하기보다 시대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가치투자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제조는 필요하고 테크는 현재의 주도 산업”이라며 “TDF 같은 안정축을 두고, 테크 등 성장축을 더해 20~30년 뒤 결과를 보자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미나에 오신 기자·FC 여러분부터 자신의 돈을 제대로 불리는 법을 체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버블이 터져도, 위기가 와도 다시 간다”며 “반드시 부를 창출하는 주도 기업과 그들에게 필수 공급을 하는 산업에 투자하라. TDF는 포트폴리오의 안정 축으로 가져갈 만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