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기업 여성임원 476명 ‘역대 최다’…삼성전자 80명으로 1위

‘유리천장’ 여전하지만…100대기업 79곳서 여성임원 활약 확대

2025-11-05     박응서 기자
올해 삼성전자가 여성 임원 80명으로 기업 중에서 여성 임원이 압도적인 많은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올해 국내 100대 기업에서 활동 중인 여성 임원은 476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여성 임원이 13명 늘어난 반면 남성 임원은 111명 줄었다. 전체 임원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여성 임원 수가 증가해, 기업 내 다양성 확대 기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5일 ‘2025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2024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100곳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해 집계했다. 사외이사는 제외했다.

조사 결과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수는 지난해 463명에서 올해 476명으로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임원 수는 1.3%(98명) 줄어 여성 임원 비중은 6.3%에서 6.5%로 소폭 상승했다. 여전히 10%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9년 3.5%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2025년 100대 기업 전체 임원수 및 여성 비중 현황. 유니코써치 제공

여성 임원 수는 지난 2004년 13명에 불과했으나 2010년 51명, 2013년 114명, 2020년 286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이후 2021년 322명, 2022년 403명, 2023년 439명, 2024년 463명을 거쳐 올해는 470명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성 임원이 한 명 이상 활동하는 기업은 올해 79곳으로, 작년보다 5곳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04년 10곳에 불과하던 여성 임원 보유 기업 수는 2010년 21곳, 2018년 55곳, 2020년 60곳, 2022년 72곳을 거쳐 올해 79곳으로 확대됐다.

산업군별로는 IT업종이 전체의 37.8%(180명)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관련 기업에서 여성 리더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100대 기업 여성 임원 10명 중 4명꼴로 IT 분야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970~1973년생이 137명(28.8%)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이 비중은 지난해 33.5%에서 줄었다. 반면 1974~1976년생(130명, 27.3%)과 1977~1979년생(100명, 21%)은 증가세를 보였다. 1980년 이후 출생자도 11.6%(55명)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단일 출생년도 기준으로는 1976년생이 4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973년생(44명), 1975년생(43명), 1974년생(41명)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의 세대 교체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여성 임원 80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CJ제일제당과 네이버가 각 25명, 현대차가 24명으로 뒤를 이었다. 셀트리온(19명), LG전자(15명), LG화학·미래에셋증권(각 14명), 삼성물산(12명), KT·롯데쇼핑(각 11명), 삼성화재(10명) 등도 여성 임원을 10명 이상 보유한 기업으로 집계됐다.

2025년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10명 이상 기업. 유니코써치 제공

이사회에서 활동 중인 사내이사는 10명으로, 이 중 대표이사 직함을 가진 여성은 4명이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이정애 전 LG생활건강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정애 사장이 물러난 LG생활건강에는 이선주 사장이 새로 영입돼 여성 CEO 전통을 이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올해 말과 내년 초 임원 인사에서 전체 규모는 다소 축소될 수 있지만, 위기 대응력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여성 리더의 발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1~2년 내에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수가 500명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