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벼랑길 석유화학...눈물의 분양가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여수'
84㎡ 5.67억원...3년 전보다 저렴 '역주행' 청약홈,10일 특별공급 이어 11~12일 1순위
[여수=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LG화학, GS칼텍스, 여천NCCC,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이들 유수의 석유화학기업이 여수를 먹여살렸지요. 그런데 웬 날벼락입니까.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집값도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지요."(웅천 P 부동산중개사)
한국토지신탁이 전남 여수시 학동의 거북선공원을 한눈에 품은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여수’가 3년 전의 인근 아파트보다 저렴한 '역주행' 분양가를 선보였으나, 현지 반응은 냉담하다.
P 중개사는 "뼈를 깎는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데, 집을 살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시행사도 속이 다 탔을 겁니다.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손실이 커지니, 분양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었을 거예요"라고 안타까워했다.
진흥기업이 시공하는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여수’는 3년 전 인근에서 공급한 ‘쌍용더플레티넘여수35’보다 분양가를 낮췄다.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역주행’ 분양가라는 점에서 일부는 신규 분양에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단지는 공원의 상징과 같은 곳이자 지역에 널리 알려진 호수의 북동쪽에 자리해,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하 5층114㎡ 규모의 아파트 총 278가구다.
차량이 간신히 교행 가능한 작은 도로를 건너면 곧바로 거북섬공원 호수변 산책로가 이어진다. 호수 반대편에는 1,000여 명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 잔디광장이 자리한다.
호수뷰(레이크뷰) 및 공원뷰(파크뷰)는 아파트 실거주와 거래의 장점이다. 창밖에 보이는 호수와 공원 등 좋은 요소는 분명한 매력이다. 거실 창문 앞에 다가가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야 호수가 겨우 보이는 103동의 3호 라인 위치는 선소대교 방향의 바다 조망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다만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여수’ 부지 근처의 거북섬공원 안팎에는 행사가 잦고 행인도 공원 곳곳에 많다. 자연스레 저층 거주자는 각종 소음과 혼잡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단지는 입지의 특장점에도 불구하고, 불경기 속 지역 경제가 흥행의 걸림돌이다.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여수’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634만 원이다. 전용 84㎡, 103㎡, 114㎡의 평균 분양가는 각각 5억6,700만 원, 6억8,800만 원, 8억500만 원이다. 주력형인 전용 84㎡형은 인근에서 9월부터 입주한 ‘쌍용더플레티넘여수35’보다 1500만원 내외 낮췄다.
‘쌍용더플레티넘여수35’는 대거 미달 사태로 분양 3년이 가까운 지금도 '마이너스'피로 선착순 분양 중이다.
청약홈은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여수’의 특별공급을 10일, 일반공급 112일에 실시한다. 18일 당첨자 발표, 12월 1~3일 당첨자 정당 계약이 진행된다. 입주는 3년 9개월 뒤인 오는 2029년 8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