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이 낳은 씨름 영웅, ‘제22회 학산 김성률 장사배 전국장사씨름대회'

고 김성률 장사 추모 전국대회 ... 전국 87개 팀 참가

2025-11-07     김태양 기자
‘제22회 학산 김성률 장사배 전국장사씨름대회’ 모습.

창원특례시는 6일 ‘제22회 학산 김성률 장사배 전국장사씨름대회’ 개막을 알리며 7일간의 힘찬 모래판 대장정을 시작했다.

창원이 낳은 씨름 영웅, 학산 김성률 장사의 이름이 또 한 번 마산실내체육관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 대회는 (사)대한씨름협회가 주최하고 경상남도씨름협회와 창원시씨름협회가 주관한다.

지난 2004년 창설된 이 대회는 씨름 본고장 창원에서 학산 장사의 투혼과 도전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 씨름계를 평정한 김성률 장사는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 8연패, KBS배 전국장사씨름대회 4연패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강산이 두 번 바뀌어도 깨지지 않는 그의 기록은 여전히 씨름인들의 교본으로 전하고 있다. 그는 모래판 위에서만 강했던 장사가 아니었다. 늘 상대를 먼저 챙기고, 후배들에게는 “힘보다 마음이 먼저 단단해야 진짜 장사다”라는 말을 남겼다.

올해 대회 슬로건인 ‘씨름의 혼, 학산의 정신’은 바로 그 유지를 잇겠다는 다짐이다. 올해는 전국 87개 팀, 788명의 선수가 참가해 초·중·고·대학부와 여자부로 나뉘어 열전을 벌인다.

모래 위에서 맞붙는 손끝과 발끝의 싸움은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세대와 지역을 잇는 한국의 전통 그 자체다. 씨름의 고장 마산에서 자란 후배 장사들에게는 학산의 이름이 곧 ‘꿈의 무대’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체육행사를 넘어 지역경제에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선수단과 관계자, 학부모 등 1000여 명이 창원을 찾으면서 숙박·음식·관광 등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마산합포구 일대의 숙소와 식당, 재래시장에는 모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모래 위에 쓰러진 장사들은 다시 일어선다. 그 모습은 마치 시대의 풍파를 견뎌낸 창원 시민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경남=김태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