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의 한계 넘는다…신세계 강남점, 내년 4조 시대 예고

2025-11-10     박수진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내년에는 매출 4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계 유수의 백화점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1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이달 초 기준 누적 거래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3주, 2년 전보다 두 달 이상 빠른 달성 속도다. 상반기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강남점의 성장은 고급화 전략과 공간 혁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2016년 신관 증축을 시작으로 10년 가까이 지속적인 리뉴얼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올해 ‘신세계 마켓’, ‘하우스 오브 신세계’, ‘스위트파크’ 등 식품관 리뉴얼을 완료하며 6000평 규모의 미식 공간을 완성했다. 이 같은 투자 이후 식품관 매출은 20% 이상 늘었고, 주말 하루 방문객이 10만 명을 웃돌며 글로벌 관광 명소로 부상했다.

명품 부문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비롯해 구찌·디올·프라다 등 약 100여개의 글로벌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주얼리와 워치 매출도 VIP 고객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10월까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VIP 고객층은 여전히 강남점 매출의 핵심 동력이다. 올해 전체 매출에서 VIP 비중은 처음으로 52%를 넘겼다. 신규 진입 고객군도 늘고 있다. 신세계 VIP 중 엔트리 등급(연 구매액 500만 원 이상) 고객 수가 약 10% 증가하며 고급 소비층의 저변이 확대됐다.

외국인 매출 비중도 크게 늘었다. ‘K-푸드’와 ‘K-콘텐츠’ 열풍을 타고 강남점 식품관과 팝업스토어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71% 이상 급증했다. 특히 ‘오징어게임3’, ‘승리의 여신 니케’ 등 글로벌 IP 팝업스토어는 2030세대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며 올해만 약 160만명이 방문했다.

신세계는 내년 강남점 매출 4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는 일본 이세탄(약 4.3조원), 영국 해러즈(약 4.8조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는 “강남점은 단순한 백화점이 아닌 세계적 수준의 문화·미식·럭셔리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K-백화점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톱 백화점과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