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제조 강국에서 AI 혁신도시로
피지컬 AI로 지역경제 기지개
창원특례시가 제조업 중심 도시에서 첨단 인공지능(AI) 혁신도시로 비상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출범시킨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와의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기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시는 전통적으로 기계·자동차·조선 등 제조업이 집적된 산업기지로 다년간 축적된 현장 데이터와 시설 인프라가 강점으로 꼽혀왔다.
이제는 단순히 생산을 넘어 AI가 물리세계(로봇·센서·기계)를 인지하고 행동까지 제어하는 ‘피지컬 AI’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가 단순히 생각하는 단계를 넘어 물리적 행동까지 수행하는 다음 세대 인공지능”이라는 정의가 나오고 있다.
창원시는 이 흐름 속에서 제조업 기반 지역이 갖는 데이터·인프라 강점을 활용해 AI 융합·확산의 시험장이자 실증무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제조산업 특화 초거대 제조 AI 서비스 개발 및 실증사업(2024~2026, 사업비 226.9억 원)’을 통해 지역 내 AI 알고리즘과 분석 툴을 개발·도입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피지컬 AI 모델 제조융합데이터 수집·실증사업’(320억 원)을 마산해양신도시 내 디지털마산자유무역지역 연계로 착수에 이어 국내외 기업과 대학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처럼 지역 산단(창원국가산단)과 자유무역지역을 연계해 실증기반을 마련한 점이 주목된다.
내년부터 향후 5년간 1조 원 규모로 추진되는 ‘인간-AI 협업형 LAM(Large Action Model) 개발·글로벌 실증사업’이 창원국가산단 및 디지털마산자유무역지역에서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AI가 생산계획 수립부터 실행-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체제로 제조업 혁신의 핵심사업으로 평가된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AI 과학기술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2026~2031, 국비 435억 원)’를 통해 6년간 1200명의 실전형 AI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의 지역 제조기업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도입에서 나아가 인재·데이터·플랫폼이 융합된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이같은 전략은 단지 기술력 강화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조기업의 AI 전환을 통해 생산성·품질·불량률·원가 측면에서 개선이 기대된다.
실증 및 확산 사업은 지역 중소·중견기업이 AI 도입을 경험하고 자체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
인재양성과 생태계 조성은 고용창출 및 지역 가치사슬의 상향을 유도할 수 있다.
지역 제조업이 정체되거나 축소되는 흐름 대신 데이터와 AI로 무장한 ‘제조+지능화’ 단계로 나아감으로써 창원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핵심이 되는 데이터·AI 전문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에 지역 내 인재 확보가 쉽지 않다.
창원지역 산업 구조가 아직까지 전통 제조업 중심이라는 점에서 AI 기술 개발 및 혁신 자원이 충분히 집중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기술 도입만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가능한 인재유입·생태계 확산·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3단 그리드’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창원시는 지금 변곡점 앞에 서 있다. 오랜 제조업 기반 위에 AI를 접목시켜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아닌 ‘제조업의 지능화’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지자체·대학·기업 간 협업체계가 구축되고 있다. 실증사업과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실행단계에 들어가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다면 창원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과거 중심지에서 미래 AI 글로벌 허브로 거듭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잠재력이 충분하다.
창원시가 공고한 제조 강점을 어떻게 AI 혁신으로 연결시키고 이를 통해 ‘제조+AI’라는 새로운 산업 지형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스트레이트뉴스 경남=김태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