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김학균 “코스피, 韓 수출보다 연준 소식 더 큰 영향”

내년, 수출 둔화 예상에도 코스피는 다른 전망 “개미 투자자 레버리지 주식 매수 권하지 않아”

2025-11-11     조성진 기자
행사 참석자 무리.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의 국내 수출지표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경로가 코스피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  “주요국 저금리 기조, 자본시장 ‘풍선효과’ 야기”


11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2026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2026년 수출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승세를 전망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026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2.1%로 제시하면서 총 수출 증가율은 0.8%에 그칠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코스피는 6월 이재명 대통령 출범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JP모건은 코스피가 4000을 넘어 5000까지 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물 활력이 뛰어나지 않은 국가들도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저금리 환경이 자산시장에서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지표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금리 경로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준다”며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어떻게 낮추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가 오르면  신용융자 잔고도 자연히 늘어난다”며 “영향은 절대액보다 시가총액 대비 비율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난 만큼 ‘신용잔고 15조원’이 시장에 결정적 균열을 내진 않을 것”이라며 “시총 대비 비율은 사상 최고치와 거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강세장에서도 증폭과 변동은 항상 있다”며 “레버리지로 매수하면 스쳐 지나가는 조정에서 포지션이 강제 청산될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픽사베이 제공.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신용융자 잔고는 시가총액이 커지면 자연히 늘어난다”며 “중요한 건 절대 레벨이 아니라 ‘어디에’ 쌓여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개인 입장에선 레버리지를 ‘걸고 가야’ 하는 선택일 수 있지만, 포지션이 한 구간의 조정에서 쉽게 청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2021년에는 코스피·코스닥 전반으로 신용이 분산돼 있었다”며 “이번 사이클은 특정 섹터 중심으로 신용이 집중된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그 섹터에서 이벤트가 생기면 반대매매가 연쇄될 수 있다”며 “시장 하락이 지수 전체가 아닌 특정 섹터에서 ‘진폭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국면의 리스크 점검은 매크로 레벨의 총량보다 마이크로 레벨의 쏠림을 봐야 한다”며 “신용이 어느 섹터·테마에 몰려 있는지, 해당 업종의 뉴스 플로우와 거래 대금 변화를 함께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의 위치가 바뀌면 시장의 취약 지점도 바뀐다”며 “집중도를 낮추는 분산과 현금 비중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JP모건 “내년 2.1% 성장 전망…건설·비테크 수출이 변수” 


박석길 JP모건 본부장은 “구체적 숫자보다 리스크 바이어스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내년 헤드라인 성장률은 2.1%대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낮은 기저 효과와 완화적 정책의 힘이 내년까지 일부 유효할 것”이라며 “전반적 전망에는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연중 세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며 “대선 이후 예상보다 강한 의회 지원, 이어진 미국 관세 정책의 강도, 그리고 2·3분기 들어 관세 충격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점이 순차적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엔 실질 수출 증가율을 4~5%로 봤지만 중간에는 0% 내지 마이너스 우려가 있었다가 연중에 다시 원래 궤도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성장률은 기대에 못 미쳤다고 진단했다. 박 본부장은 “작년 말엔 올해 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봤지만 실제론 그보다 약 0.5%포인트 낮았다”며 “주된 이유는 건설투자 급락과 소비 부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그는 “우선 관세 인상의 실물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내년에 본격화될 수 있다”며 “AI 투자와 연관된 테크 제품 수출은 강하겠지만 테크가 아닌 분야의 수출은 하방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다만 건설투자 하락 사이클이 정말 끝났는지는 의문”이라며 “허가면적·수주금액이 여전히 낮고 올해 거의 -10% 가까이 줄었는데 충분히 조정이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 구성이 AI 설비와 반도체 수출 중심으로 짜일 경우 소비·건설의 부진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며 “내년 코어 인플레이션의 하방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의 ‘플러스 전환’ 가능성에도 신중했다. 박 본부장은 “착공 수준에 비춰보면 내년에도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를 지속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성장률 자체는 올해보다 회복하겠지만, 디테일을 보면 AI·반도체가 대부분을 견인하는 비대칭 회복일 수 있다”며 “정책 판단에선 관세·건설·소비의 불확실성을 감안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