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역습, 티빙 위기 가속화
쿠팡 MAU, 넷플릭스와 5% 내 격차 좁혀 독점 스포츠 중계‧오리지널 콘텐츠 강세 CJ ENM 티빙-웨이브 합병 불확실성 고조
쿠팡플레이가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31만 명으로, 1위를 유지한 넷플릭스(1444만 명)와의 격차를 5% 이내로 좁혔다. 이는 쿠팡플레이 출범 이후 역대 최대치로, 같은 기간 티빙(576만 명)을 크게 앞서는 성과다.
쿠팡플레이의 약진 배경에는 독점 스포츠 중계와 자체 제작 콘텐츠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프리미어리그, K리그 등 인기 스포츠 실황 중계는 물론, 예능 SNL코리아와 ‘저스트 메이크업’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이용자층 확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저스트 메이크업’은 공개 첫 주 대비 시청량이 7배 이상 급증해 5주 연속 인기 1위를 유지하는 등 쿠팡플레이표 예능이 시청자 충성도 제고에 성공했다. 스포츠 중계 역시 기존 방송사와 차별화된 실시간 서비스로 유료 구독자의 유입을 이끄는 데 주력했다.
반면 토종 OTT 플랫폼 티빙은 비교적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MAU 수치에서도 쿠팡플레이에 추월당한 티빙은 그동안 외연 확대에 집중했지만, 글로벌 OTT 시장의 경쟁 심화와 콘텐츠 경쟁력 약화, 이용자 충성도 저하라는 제한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합병을 추진 중인 웨이브 역시 지난해 10월 기준 MAU 227만 명에 머물러 티빙과의 통합을 통해서만 규모의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티빙과 웨이브는 ‘통합 광고 플랫폼’과 광고형 요금제 도입, 글로벌 콘텐츠 제휴를 확대하며 합병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까지 받았으나, 주주 간 협상 지연으로 완전한 합병 일정은 불확실하다.
CJ ENM 측은 티빙 합병 일정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당분간 구조적 기반 강화에 집중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티빙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91억 원 더 불어나며 재무지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 대 쿠팡플레이' OTT 양강 체제 굳어진다
이 가운데 쿠팡플레이는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의 국내 점유율을 위협하면서, OTT 시장이 ‘넷플릭스 대 쿠팡플레이’ 양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시장조사 결과에서도 넷플릭스가 여전히 압도적 존재감을 보이나, 쿠팡플레이의 성장세가 기존 토종 OTT 진영을 넘어섰다는 점은 분명하다. 광고형 요금제와 글로벌 콘텐츠 확보를 통해 플랫폼별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시장 재편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 합산 MAU가 2000만 명을 넘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향후 수년간 저성장 기조 속에서 플랫폼 간 점유율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40% 내외로 압도적이고,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경쟁, 웨이브의 합병 변수 등이 전체 시장 판을 가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플레이의 독점 콘텐츠와 기민한 서비스 전략, 티빙-웨이브의 통합 시너지 여부가 내년 OTT 시장 지형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