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대 급락…정부 구두 개입에 환율은 1450원대로
외국인·기관 3조원 넘게 팔자 개인 ‘사자’ 나섰지만 지수 급락 정부 구두 개입...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 지속에 효과 지켜봐야
외국인과 기관 매도 공세에 코스피가 3%대 급락했다. 반면 환율은 정부의 구두 개입성 발언 이후 장중 20원 넘게 방향을 틀며 1450원대로 내려앉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81%(159.06포인트) 떨어진 4011.57에 마감했다. 지수는 개장 직후 2% 넘게 밀린 뒤 오후 들어 낙폭이 더 커졌다. 수급을 보면 개인이 3조233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3667억원, 900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코스피에서 3조원 넘게 사들인 것은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하락장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5.25%, SK하이닉스가 8.50% 급락했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의 ‘어닝 쇼크’가 전해지면서 메모리 업황에 대한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경제지표 변동성, 금리 동결 우려, 인공지능(AI) 고평가라는 삼중 악재를 겪었다”며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AI 고평가 논란 속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도 2.23% 내린 897.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96억원, 299억원을 팔았고, 개인이 3821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락장을 떠받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74.9원까지 치솟았다가 정부 발언 이후 1457.0원에 마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변동성 확대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효과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미 함정의 한국 건조 추진 등이 담기면서 HD현대중공업, 대한조선, HD현대미포 등 조선주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전체 지수는 흔들렸지만, 방산·조선 일부 종목은 정책 수혜 기대를 타고 역주행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