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여론조사] 국민 절반 이상 “한미 팩트시트, 경제안보에 긍정적"
긍정 55.4% vs 부정 38.9%…40·50대·호남 ‘긍정’, 30대·보수층 ‘부정’ 평가
국민 절반 이상이 지난 14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가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연령·이념 성향에 따라 인식 차가 뚜렷하게 갈리며, 같은 발표를 두고 정치적 해석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공동 발표한 팩트시트 내용이 ‘경제안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55.4%(매우 긍정 37.0%+약간 긍정 18.4%)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38.9%(약간 부정 13.2%+매우 부정 25.7%)였다. ‘잘 모르겠다’는 5.7%였다.
연령별로는 40대(63.4% vs 32.7%)와 50대(63.3% vs 32.9%)에서 긍정 평가가 높았던 반면, 30대(45.7% vs 51.8%)는 유일하게 부정 응답이 더 많았다. 18~29세(48.6% vs 40.8%), 70세 이상(51.6% vs 39.6%)에서도 긍정이 우세했다.
권역별로는 광주·전라(73.2% vs 23.7%), 대전·세종·충청(58.5% vs 35.5%)에서 긍정 평가가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고, 강원·제주(55.0% vs 38.3%), 서울(54.2% vs 40.2%), 인천·경기(53.9% vs 40.3%)에서도 평균보다는 낮았지만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대구·경북(48.3% vs 46.8%)은 긍정과 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내로 비슷했다.
성별로는 남성(긍정 58.4% vs 부정 37.6%)이 여성(긍정 52.4% vs 부정 40.2%)보다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성은 ‘잘 모르겠다’는 응답(7.4%)이 남성(3.9%)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정당 지지별로는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93.1%, 조국혁신당은 83.0%, 진보당은 62.2%로 긍정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개혁신당(53.3% vs 44.0%) 지지층에서도 긍정 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75.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당층(44.4% vs 43.0%)에서는 긍정과 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의 93.5%는 긍정 응답을 선택한 반면, 부정 평가층의 81.0%는 부정 평가를 내렸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84.5% vs 13.6%)와 중도(60.2% vs 33.9%)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보수(28.3% vs 66.9%)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의견이 갈렸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팩트시트 자체 내용보다 앞으로 한미 경제·안보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진보·중도층은 이번 합의를 전략 산업·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협상력 강화,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동맹 기반의 안정성 확보’, 과거 군사 중심 동맹에서 경제안보 중심 동맹으로의 확대로 받아들이며 긍정 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보수층은 기존 한미 협력 구도와의 거리, 동맹 운용 방식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 정부의 대미 전략 방향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부정 평가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수층의 부정 응답은 현 정부가 종래의 대미 전략 구도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경계하는 태도로 보인다.
한 국제안보 전문가는 “이번 팩트시트는 경제·기술·공급망·우주·방산·AI 등 포괄적 협력을 명문화한 조치로, 정책적 성격은 긍정 요소가 많다”면서도 “국내 정치적 시각이 갈리기 때문에 동일한 합의문도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수층도 한미 동맹을 중시한다는 점은 같지만 기존 틀에서 벗어난 변화에 더 민감하고 경계하는 경향이 이번 결과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1월 15~17일 3일간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성·연령대·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2003명(총 통화시도 5만6939명, 응답률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