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유전, 세계 최초 폐플라스틱 저온열분해 상용화…한국 친환경 기술 수출국 도약

2025-11-18     박정은 기자

전 세계적으로 폐플라스틱 문제는 기후·환경위기와 맞물려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4년 전 세계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약 2억2천만 톤, 1인당 평균 28kg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2022년 약 1,260만 톤을 기록했으며, 정부는 2030년까지 발생량 50% 감축과 재활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농폐비닐을 비롯한 연간 6,500톤의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처리하여 최대 4,550톤(약 540만 리터)의 플라스틱 재생원료유 생산 용량을 갖춘 대지 2900평, 건평 1200평의 국내 최대 규모인 웨이브 정읍공장 전경

㈜도시유전은 30년간의 연구 끝에 세계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연소하지 않고 300℃ 미만의 저온에서 촉매 분해해 나프타 수준의 고품질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18일 전북 정읍에서 ㈜우리기술과 합작한 ‘웨이브 정읍(WAVE Jeongeup)’ 플랜트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정·관계 및 산업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새로 준공된 시설은 연간 6,500톤의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처리해 최대 4,550톤(약 540만 리터)의 재생원료유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다.

도시유전의 독자 기술은 세라믹 촉매와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저온에서 폐기물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다이옥신·퓨란 등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선별되지 않은 혼합폐기물에서도 플라스틱만 분리해 고품질 재생유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이 기술은 ▲국제 지속가능성 인증(ISCC PLUS),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PSM, ▲한국산업기술시험원 KTL 품질검증 등 국내외 주요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탄소배출권을 인정받고, 생산된 재생원료는 국내외 수출이 가능하다. 특히 ISCC PLUS 인증을 획득해 EU의 까다로운 환경규제를 통과한 첫 사례로, 한국이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독립을 달성했다는 의미가 크다. 이미 베트남 남안그룹과 연간 최대 15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도 체결됐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기술력으로 창출한 새로운 수출 산업의 탄생으로 평가된다. 기존 고온 열분해 방식의 문제를 해결한 차세대 친환경 기술로, 도시유전은 6건 이상의 특허와 세라믹 촉매볼을 활용한 고분자 분해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플라스틱 제조산업은 자원집약적이고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 폐플라스틱 처리와 재활용은 자원순환경제와 탄소저감 대응의 핵심 과제다. 국제적으로도 폐기물 → 자원 → 제품으로 이어지는 ‘Circular Carbon Loop’ 구조를 갖춰야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도시유전의 기술은 연소 없이 자원으로 복귀시키는 비연소형 화학적 순환방식으로, EU 수출 요건을 충족한다.

정읍 플랜트는 연간 6,500톤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해 약 17,550톤 규모의 탄소배출권 확보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폐기물 자원화, 온실가스 저감, 소각·매립 대체 등 다각도의 환경 효과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산업국가’ 전환에 기여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 비연소 저온 열분해 상용화 공장으로서 ‘ISCC PLUS, KTL,PSM’ 3개 심사를 모두 통과하고. 영농폐비닐을 비롯한 연간 6,500톤의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처리하여 최대 4,550톤(약 540만 리터)의 플라스틱 재생원료유 생산 용량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웨이브정읍공장의 분해설비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는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웨이브 정읍 플랜트는 국가적 성취”라며 “한국이 이제는 기술 수입국이 아니라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우디 PEDCO는 도시유전의 기술과 국제 인증을 확인하고 투자 결정을 내렸으며,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시유전과 영국 Sabien Technology Group, 국내 로우카본 등과 전략적 제휴 및 합의각서가 체결됐고, 세계적 무역상사 트라피규라와도 구매 협의 착수 협약이 맺어졌다.

이번 상용화는 한국을 친환경 재생원료 생산기술의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으며, 기존 외국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과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형 녹색기술 수출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