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UAE와 "100년 동행" 선언…AI·원전·방산 중심 미래 협력 추진
중동 첫 국빈방문…AI·보건·문화·SMR까지 협력 외연 확장 바라카 원전 기반 제3국 공동진출·방산 MOU 성과 주목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100년 동행"으로 규정하며 미래지향적 협력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현지 유력지 알 이티하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UAE의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겠다는 한국 정부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방문"이라며 기존의 투자·방산·원전·에너지 4대 협력축을 AI·보건·문화·첨단기술 등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한 UAE가 필요로 하는 첨단 AI 메모리칩, 데이터센터 구축역량, 의료서비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양국이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도 UAE와의 협력 분야로 언급됐다.이 대통령은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국가이자 AI 기반 인프라 구축의 필수 파트너"라며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하는 흐름은 이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형 원전을 최초로 도입한 UAE 바라카 원전 협력은 양국 에너지 협력의 중심축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12년간의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운영단계에 접어든 바라카 원전은 양국 신뢰의 상징"이라며 "SMR(소형모듈원자로) 기반 차세대 원전 기술 협력을 확대해 제3국 원전시장 공동진출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핵연료·정비 협력, 한국 내 SMR 실증로 구축 계획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경제협력 측면에선 지난해 체결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통해 양국 교역품목 90% 이상 관세가 철폐될 예정인 만큼 전기차·석유화학·첨단산업 전반에 관세 프리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도 내놨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UAE에 한국문화센터를 건립하고, 두바이의 '코리아 360'을 K-뷰티·요리·창조산업 교류 공간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국 간 입국 절차 간소화와 디지털 기반 여행 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강조하며 팬데믹 당시 한국이 UAE에 의료장비를 지원하고 한국의 요소수 부족 사태 때 UAE가 대체 공급원이 된 사례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호 신뢰 기반의 공급망 회복 경험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위기 대응 모델이 돼야 한다"고 했다. 기후 분야에서도 COP28 개최국인 UAE의 기후금융 확대 노력과 한국의 국제 기후대응 참여 의지를 연계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AI·에너지·보건 등 분야별 실질 협력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정부는 UAE를 한국 방산의 중동 도약대로 삼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회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정상회담 이후 대통령궁에서는 양국 주요 인사가 참석한 문화교류 공연이 열리고, 이 대통령은 19일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아크부대 장병 격려 행사도 소화한다.
이 대통령은 "UAE는 한국의 중동 유일 특별 전략적 파트너"라며 "한국은 15년간 약 4000명의 장병을 파병하며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