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생 고위 임원·30대 ‘삼별초’ 동반 부상…2026 대기업 인사 세대교체 본격화
젊은 임원·기술형 리더 부상…여성·ESG 임원은 확대 흐름
2026년 국내 대기업 인사가 ‘칠전팔기·삼별초·연기금’으로 요약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970~80년대생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30대 초고속 임원 발탁이 현실화하면서 글로벌·이공계 출신 기술 리더 확보전도 격화될 전망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9일 ‘2026년 대기업 임원 인사 특징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다섯 가지 핵심 키워드 칠전팔기(70·80년대생 전진 배치), 삼말사초(젊은 임원 부상), 삼별초(30대 초특급 발탁), 외유내강(외부·외국인 인재 강화), 연기금(연구·기술 중심 인재 확보)으로 내년 인사 트렌드를 제시했다.
내년 인사에서는 칠전팔기로 1970·80년대생 부사장·사장급 고위 임원 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100대 기업 임원 중 70%가량이 70년대생이며, 이들 중 1970~1976년생이 사장단 핵심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기준 70년대생 사장이 3명(용석우, 최원준, 마우로 포르치니)이고, 부사장 320여명 중 61%가 70년대생으로 확인됐다. SK는 이미 70년대생 사장단이 5명 배출됐으며, LG전자는 내년에 첫 70년대생 사장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부사장 승진자 중 70년대생 비중이 4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말사초는 1982~1989년생, 30대 후반~40대 초반 젊은 세대를 뜻한다. 현재 100대 기업 임원 약 100명이 이 연령대에 속하며, 내년엔 15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CXO연구소는 “AI·데이터·신사업 중심 조직에선 35~40세가 창의력 정점기로 평가돼 임원 발탁이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젊은 임원은 조직 내 평균 기여 기간이 길고 차세대 CEO 후보군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 기업에서 ‘전략형 자산’으로 꼽힌다.
삼별초는 30대에 ‘별(임원)’을 다는 초고속 승진자를 지칭한다. 1986~1989년생이 주요 후보군으로 삼성전자·SK텔레콤·네이버·CJ그룹 등에서 30대 임원 배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엔 ‘1988년생 올림픽둥이’ 임원 탄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당시 39세 상무보 승진)은 대표적 삼별초 성공 사례로 꼽히며, 내년 대표이사 선임 여부가 재계 관심사다.
외유내강은 유연한 외부 영입을 통해 내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AI·테크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면서 해외 경력자·유학파 출신·외국인 전문가 영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우로 포르치니, 고크리스토퍼한승, 데이브 다스, 마크 리퍼트 등 다국적 임원을 이미 다수 보유 중이며, 현대차그룹도 무뇨스, 루크 동커볼케, 브라이언 라토프 등 외국인 리더들이 핵심 보직을 맡고 있다. CXO연구소는 “내년엔 외유내강형 글로벌 인재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기금은 연구·기술 기반 ‘금쪽같은 인재’를 뜻한다. AI와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기업들이 카이스트·포스텍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 출신 박사급 인력을 임원으로 직접 발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공계 석박사 출신 임원이 전체의 10%를 넘겼고, SK·LG·현대차도 연구소 기반의 기술형 임원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내년엔 효율경영 기조 속에 임원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여성·ESG·기술 부문 임원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내년도 인사에서 전체 임원 수는 다소 줄겠지만 다양성과 전문성은 강화되면서, 젊은 리더와 글로벌 전문가, 이공계 기반 임원이 새 대기업 리더십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