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새 성장동력으로 'LNG' 낙점

철강·이차전지 소재 '투트랙'과 함께 LNG 강화 병행으로 에너지기업 입지 굳히기 HMM 인수, 美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등 검토…사업 역량 확대 기대감↑

2025-11-19     함영원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 LNG 터미널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그룹이 철강·이차전지 소재 중심의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한편 LNG(액화천연가스)를 에너지 사업 새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역량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된다. 

LNG가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브릿지 에너지' 대표 주자로 꼽히면서 수요 급증 등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역할을 확대하며 LNG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그룹을 둘러싸고 LNG 사업과 관련한 행보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HMM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발전·가스전 사업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현재 포스코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여부가 주목받는 중이다.

포스코는 관계자는 "아직 투자 규모와 변동성,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까지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참여하게 된다면 2026년부터 2028년 사이 약 30만t 규모의 강재를 프로젝트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미국 셰일가스전 일부 지분 확보를 검토하는 등 북미산 가스전 직접 인수를 통한 자원 탐사 및 생산(업스트림) 진출도 전망되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가스전 인수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도 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앞으로 미국 LNG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 공급망 확장에 따른 트레이딩 기회로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최근 포스코그룹이 HMM과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인수 주체는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HMM 인수가 확정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밸류체인 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HMM은 기존에 사업 구조 다변화를 위해 벌크선과 함께 LNG 운반선 사업 확대를 검토해오던 중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인수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 LNG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LNG 운반선 확보가 진행될 전망이다.

아울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LNG 저장 및 공급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HMM의 LNG 추진선에 벙커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1만2500㎥급 규모의 LNG 벙커링 전용선을 건조 중이며 선박이 인도되는 2027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포스코는 LNG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원개발 기업 지분을 사면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호주 자회사 세넥스에너지는 지난달 호주 퀸즐랜드주 발전사 CS에너지와 10년간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오는 2027년부터 아틀라스 가스전에서 최대 58.4페타줄(PJ·국제에너지 열량측정 단위)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세넥스에너지는 지난 2022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호주 자원개발 대기업인 핸콕과 함께 약 8000억원에 인수한  천연가스 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다. 

세넥스에너지는 호주 7개사와 10년간 약 133페타줄 규모 천연가스 공급계약을 맺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왔다. 이는 LNG 약 2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호주 동부지역 연간 가스 수요의 25% 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울러 지난해 호주 연방정부로부터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서 북서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완도안 가스전에 개발 계획도 승인받은 바 있다. 해당 사업이 끝나면 매년 호주 동부 지역 27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의 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이 가운데 포스코가 LNG 사업 강화를 위해 철강소재 사업 부문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망간강'을 앞세워 글로벌 LNG 인프라 시장 소재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LNG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고망간강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통해 LNG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포스코에 따르면 기존 LNG 탱크 소재로 사용되던 니켈·알류미늄 합금은 공급 불안정과 가격 변동성, 낮은 강도 등의 문제가 있다. 이에 포스코는 2008년부터 LNG 저장 및 운송용 신소재 개발에 착수해 고망간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철에 다량의 망간을 첨가한 고망간강은 영하 196도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강도와 내마모성을 유지하며 비자성 특성까지 갖춘 혁신적 철강 소재로, 가공성이 뛰어나고 연신율이 우수하다.

이 같은 포스코의 고망간강은 LNG 인프라, 운송, 저장 등 미드스트림 및 다운스트림(발전소·충전소) 전반에서 적용되고 있는 중으로, 대표적으로 광양 LNG 터미널 5,6호기에 사용됐으며 내년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인 7,8호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향후 광양 LNG 터미널뿐만 아니라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국내 다양한 LNG 터미널에도 고망간강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현재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후판부에 고망간강 제품 설비를 구축하고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 고망간강 후판은 용융망간을 제강 과정 중 기존 용선과 합치는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