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납세 감소분, SK하이닉스가 메꿨다
3분기 누적 법인세, 9조원 냈던 삼성전자 5조원 납부 SK하이닉스 4.5조원 납부…전년 2천억서 크게 늘어 현대차 2.7조, 기아 2.8조 납부…국가 재정에 호재
국가 세수 측면에서 삼성전자 빈자리를 SK하이닉스가 메꾼 양상이 나타난다. 삼성전자 담세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 재정 지출이 늘어나는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연결 법인세 실납부액 기준, 2022년 3분기에 약 9조원을 냈던 삼성전자는 이후 매년 같은 기간 5조원 정도를 납부해 왔다. 반도체 침체기를 거쳐 이연법인세자산이 소진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으로 전년 동기 9조원보다 개선돼, 손익계산서상 법인세비용도 1조3198억원까지 늘어났다(전년 2195억원). 이에 따라 내년 납부액은 획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누적 4조5000억원을 내, 담세력이 거의 삼성전자와 비슷해졌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 누적 2000억원 납부에 그쳤던 데에 비하면, 정부의 올 세수 증대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실적이 상승해 법인세비용도 2배 가까이 커졌다. 영업이익이 11조3833억원으로, 전년 7조299억원보다 4조원 넘게 더 벌었다. 이에 법인세비용은 2조1928억원(전년 1조1258억원)으로, 내년에 납부할 담세력이 커졌다.
현대차는 3분기 누적 2조7000억여원을 납부해 전년 동기 2조9000억여원보다 2000억원 정도 감소했다. 대미 관세 여파로 3분기 실적이 감소해 법인세비용도 1조원대에서 7000억원대로 줄었다. 하지만 관세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담세력도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전년과 비슷한 2조8000억여원을 납부했다.
당정은 윤석열 정부 때 인하했던 법인세 최고세율 1% 복원과 배당분리과세를 통한 감세를 동시에 논의 중이다. 내년 재정 지출 확대가 예고돼 세수 부담이 커질 국면에서 법인세수 대들보 기업들의 담세력이 호전된 게 주목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