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출됐던 ‘진주 독성도’, 164년 만에 돌아오다
조계종·진주 호국사, 오스트리아 경매 통해 환수… “경남 문화유산 지정 추진”
해외로 유출돼 오스트리아 경매까지 올라갔던 1860년 작 ‘진주 독성도(獨聖圖)’가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제12교구 진주 호국사(주지 학암 스님)는 독성도 환수 과정을 공식 발표하며 지역 사회와 문화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에 환수된 독성도는 초대 주한 프랑스대사였던 로제 샹바르(Roger Chambard)의 소장품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시절 불교문화에 매료돼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지난 9월 11일 오스트리아 경매에서 종단이 응찰하여 낙찰됐으며, 10월 22일 진주 호국사로 이운이 완료됐다.
이번 독성도는 화기의 일부가 손상돼 봉안 사찰을 바로 판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진주성(晉州城)” “진주 대법당(大法堂)” 등의 기록이 확인되면서 진주성 안에 있던 ‘내성사(內城寺)’로 불리던 호국사에 봉안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품은 소나무 아래 불자(拂子)를 든 나반존자가 앉아 있는 모습으로 금어는 성규(性奎) 혹은 성관(性寬) 스님으로 추정된다. 두 스님은 활해삼소(濶海三昭) 스님을 증사로 모시고 해인사 대적광전 신중도(1862), 법보전 비로자나불도(1873) 등을 제작한 바 있어 작품의 제작 배경도 명확히 드러난다.
전국에 약 300점의 독성도가 전해지지만, 대부분 20세기 작품이며 19세기 중반대 독성도는 극히 드물다. 전문가들은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제작 시기가 이르며 진주성과 호국사와의 연관성이 뚜렷해 시도지정 문화유산급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성원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스님은 “도난과 유출 성보가 환지본처할 수 있도록 종단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학암 호국사 주지 스님은 “해외를 떠돌던 성보가 돌아와 매우 기쁘다”며 “2026년 1월부터 천일기도를 봉행해 사부대중이 함께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규일 진주시장은 “대한불교조계종과 호국사에서 오랫동안 애써주신 덕분에 해외 유출 성보를 부처님 앞에 다시 모시게 됐다”며 “독성도가 경상남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시에서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경남=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