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절대 정계복귀 없다"... 홍준표 "나는 불펜 투수"

합동방송 ‘홍카레오’ 160분

2019-06-04     고우현 기자
유시민(왼쪽)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전 유튜브 맞짱토론 녹화를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 도착해 인터뷰하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토론배틀 160여분, 유튜브 합동방송 ‘홍카레오’가 3일 밤 공개됐다. 10가지 주제를 두고 격론을 벌인 두 사람은  상대의 생각을 수용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 승자를 가릴 수 없을 정도의 멋진 토론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을 펼쳤지만, 정치·사회·안보 등 주요 사안마다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주요 내용을 정리해본다.

Q: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 또는 보수와 진보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가

홍준표= 우파의 기본적 가치는 자유, 좌파는 평등이다. 우파 진영에 있지만 좌파를 욕해본 적은 없다. 우파 진영에서 자유를 중심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려 하고, 좌파에서는 평등을 중심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려 한다. 그것을 조화시키는 방법이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방법이다.

유시민= 보수우파를 함께 쓰는 분들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나. 그분들은 자유를 탄압한 분들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명확히 해야 보수가 보수다워지지 않나

홍준표= 이승만 전 대통령은 과오가 있을지 모르나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봉건영주사회로 가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나라를 건국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 이씨 조선으로 돌아갈수도, 김일성의 공산주의에 물들 수 있는 상황에서 38도선 아래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지켰다는 점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봐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5000만 국민을 가난해서 구원한 사람이다. 물론 독재도 하고, 유신도 했으나 단면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유시민= 그런데 그들이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를 말도 못하게 탄압했지 않나. 그 점은 시원하게 인정하고, 끊고 갔으면 좋겠다

Q: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보나

유시민= 북한이 거래 조건이 맞으면 북핵 포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체제 안전이 다른 방법으로 보장된다면 굳이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 거기도 나름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다. 거래의 조건이 맞냐 안 맞냐, 한쪽은 많이 요구하는 거고 우리 쪽은 좀 덜 주고 하려는 거고 그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본다

홍준표= 북핵을 만들고 탄도미사일을 만든 것은 적화 통일하겠다는 것이고, 남침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 안 한다. 핵균형을 이룬 다음에 핵군축으로 가는 것이 맞다. 핵은 군사학적으로 보면 비대칭무기다. 핵을 가진 나라와 안 가진 나라 간 전쟁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

Q: 선거제 개편과 패스트트랙 법안 견해는

홍준표= 연동형 비례제는 군소정당을 위한 제도이지 민의에 부합하는 제도가 아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도 검찰이 잘못한다고 검찰 위에 검찰을 또 하나 만들면, 그럼 공수처가 잘못하면 공공수처를 또 만드나

유시민= 거대 양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선거제를 30년 넘게 했는데 만족도가 낮다. 서로 협의해 바꿔볼 필요가 있는데, 한국당 빼고 다 동의가 됐다. 패스트트랙에 올린 것이 의결한 것은 아니므로 지금부터 협상을 해보면 된다

Q: 향후 거취는

홍준표= 유 이사장은 내가 볼 때 100% 정계로 돌아온다.

유시민= 절대 그런 일은 없다.

홍준표=절대는 스님 담뱃대다. 나는 불펜으로 물러나 있는 사람이다. 주전투수가 잘하면 불펜투수가 등장할 일이 없지만, 못하면 불펜에서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토론을 마친 뒤 한마디

홍준표= 유 이사장이 옛날에는 아주 강성이었는데 많이 달라졌다. 깐죽거림도 없어졌고 많이 유해졌다

유시민= 당시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하도 괴롭혀서 나도 열 받아서 그랬다

홍준표= 그때 우리가 많이 모질게 했는데 아마 그 벌로 지금 일방적으로 모질게 당하고 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등은 토론에서 수차례 거론됐다.

홍준표= 나라를 이끌어가는 어른인 대통령이 한국당을 ‘독재의 후예’라고 했다. 지금 문 대통령도 내가 걱정이 되는 게 재집권 못하면 안전하겠나

유시민= 한국당이 아니라 5·18 민주화운동을 계속 폄훼하고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날조하는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홍준표= 시장통 경기가 꽝꽝 얼어붙었다. 서민 경제가 이런 상황인데 더 밀어붙여야 한다고 하면 이 정권에 가망이 없다고 본다. 내년 선거는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민주노총과 강성노조는 사회적 먹이사슬의 제일 위에 올라가 있다. 노동개혁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유시민= 피용 근로자 100명 중 노조에 가입된 사람이 10명이 안 된다. 노조를 더 많이 만들도록 격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