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올해 분양물량 계획대비 90% 그쳐
직방, 연초 조사 때 예정물량 31만여세대…실제 분양 28만여세대 그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재개발·재건축 단지 분양물량 급감 2121년 분양 예정 물량 23만여세대…수급불안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
2020년 아파트 분양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물량을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년(2021년) 분양 물량은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수급불안에 따른 집값 상승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초 조사 당시 분양 예정 물량은 31만4000세대였지만 실제 분양 물량은 28만2200세대로 계획 대비 9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정책 변화로 분양계획이 자주 변경돼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4만4290세대, 지방에서 13만7924세대가 분양됐다. 수도권은 경기도가 9만3520세대로 가장 많았고, 6만6500세대 정도 예정됐던 서울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만8100세대에 그쳤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를 산정하지 못한 재개발·재건축 단지 일부가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며 예정물량 대비 42%에 그쳤다.
◇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영향 재개발·재건축 단지 분양 급감
연초 조사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55%로 가장 많이 분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다시 시행되면서 주요 예정 단지였던 '둔촌주공' 재건축과, '래미안 원베일리' 등이 일정을 잡지 못하고 내년 이후로 연기되면서 물량이 크게 줄었다.
또 분양면적별로는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아파트가 비중이 64%로 중소형 평형대에 분양이 집중됐다.
아울러 코로나19로 견본주택의 개관이 어려워지면서 사이버모델하우스라는 비대면 분양 홍보 방식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실물로 견본주택을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모두 세자리수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보인 곳이 많이 나왔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27.4대 1이었고, 지역별로는 서울이 77대 1로 가장 높았다. 상위 20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 서초자이르네 등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7월 29일) 이후 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올해 서울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적용 2개 단지 중 '서초자이르네'는 최근 5년 동안 서초구에서 분양했던 아파트 분양가(3.3㎡당 평균 4671만원) 보다 1347만원이나 낮게 책정됐다.
서초구의 경우 2019년을 제외하고는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추세였다. 하지만 2020년에는 상한제 적용으로 변화가 나타났다. 상한제 적용 이전 평균 분양가는 3.3㎡당 4985만원이었지만 상한제 적용 이후에는 3324만원으로 1661만원이나 낮았다.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로또청약' 열풍이 분 것도 이 같은 가격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다.
2020년 분양시장 특징 중의 하나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분양물량의 변동이 심했다는 점이다. 1차 대유행이 있었던 3~4월은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각각 36%와 32%의 분양 실적률을 보였다. 5월 이후 여름까지 실적률이 점차 올라갔으나, 8월 30일 수도권 2.5단계 격상이 발표되면서 분양이 다시 대거 연기됐다. 또 12월에도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며 수도권의 경우 12월 8일 또 다시 2.5단계로 격되면서 연말 분양을 예정했던 단지들이 대거 내년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 2021년 분양 예정물량 23만가구…올해보다 줄어들 듯
2021년 분양 예정물량은 약 23만3000세대(상반기 9만8778세대, 하반기 5만9539세대)로 조사됐다. 하지만 일부 건설사들의 내년 분양 일정을 아직 잡지 못한 상태라 2021년 아파트 공급예정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분양예정 물량 중 2만4400세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아파트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7~8월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남양주왕숙, 고양창릉, 부천대장, 과천지구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3기 신도시에서 사전청약을 하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모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2020년 수도권 분양 아파트 중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만큼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의 청약경쟁률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전청약 당첨자는 본 청약시점까지 무주택요건을 유지해야 하거나 다른 분양주택의 사전청약에는 신청할 수 없는 등 제한 사항이 있기 때문에 사전청약 조건과 당첨 시 제한 사항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신청해야 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 이후 일정을 잡지 못하는 사업장이 많았지만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오면서 분양시장은 계속해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청약제도 변화와 사전청약 등 분양시장에 변화가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