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제지역 아파트, 택지비 수백억 폭리…민간 시행사업, LH 땅투기보다 심각

'홍천 금호어울림' 택지비, 매입가의 6배 육박 '감정평가 부풀리기 구조적 문제'

2021-03-10     이준혁 기자
강원도 홍천군 외곽의 희망리에 자연산림을 훼손, 분양 중인 '홍천 금호어울림'이 택지비를 부풀려 수백억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홍천 금호어울림 사이버 모델하우스 캡쳐)

[스트레이트뉴스=이준혁 기자] 금호산업이 강원도 홍천에 분양 중인 '홍천 금호어울림'이 택지비를 부풀려 수백억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0일 홍천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단지의 3.3㎡당 택지비가 237만원으로 매입가(40만원)의 6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의 대지면적은 2만6,929㎡이다. 도시개발사업방식으로 시행하면서 지목이 임야에서 제2종 주거지역으로 변경된 바 있다.

홍천군에 따르면 '홍천 금호어울림'이 자리한 희망리 일원의 공시지가는 임야와 주거지가 3.3㎡당 각각 4만원과 4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홍천군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시행하는 이 단지의 주변 땅값이 낮은 편이어서 시행사가 토지매입에 30억원을 투자했다"면서 "입주자모집공고 상에 택지비는 캄정평가사가 아파트용지 전환에 따른 준공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 평가한 금액이어서 그대로 인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감정평가법인 모 대표는 "택지비가 보상과 지장물 철거, 대지조성 등의 비용이 추가되면서 감정평가비보다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면서도 "이 단지가 홍천 시내에 자리한다고 하더라도 택지비가 3.3㎡당 200만원이 웃돌 수는 없는 데다, 홍천시내 택지 감정가보다 높은 측면이 있는 등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천 금호어울림'은 홍천읍 외곽인 두개비산 자락에 위치한다. 이 단지의 3.3㎡당 택지비는 최근 경기도 가평에서 분양한 브랜드 단지의 토지가치보다 과도하게 평가된 측면이 강하다. 감정평가 산정과정에서 시행 주체의 입김이 작용, 땅값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실제 이 단지의 전용 84㎡형의 택지비는 3,186만원에 달한다. 지난달 DL이앤씨가 경기 가평군 시내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가평'의 같은 형(3,700만원대)의 85% 수준이다. 'e편한세상 가평'이 가평 시내에 자리한 데 반해 '홍천 금호어울림'이 홍천읍 외곽의 산자락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면 홍천의 이번 분양단지의 택지비 책정은 부적절하다는 게 감정평가업계의 분석이다.

'홍천 금호어울림'은 과도한 택지비 책정에 따라 택지비에서 200억원 가까운 차익을 챙기면서 지역 역대 최고가로 분양, 고분양가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단지는 나아가 가전을 제외한 가구 등 유상옵션으로 1,738만원(전용 84㎡ 기준)을 책정, 유상옵션에서도 별도 수익을 챙기고 있다.

이 단지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908만원이다. 전용 84㎡형의 분양가는 2억8,,600~3억135만원(유상옵션 제외)이다. 유상옵션을 포함 시 3.3㎡형의 분양가는 평균 961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이 단지는 현재 발코니확장비 무상 혜택에 2주택자도 당첨 즉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고 홍보, 단타 부동산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이 아파트 건설사업은 신영도시개발이 한국자산신탁의 차입형 토지신탁으로 시행 중이다.

한문도 한국부동산경제협회장은 "청약 비규제 지역뿐만 아니라 수원 등 투기과열지구도 분양가상한제를 미적용, 시행사의 분양가 부풀리기가 전국에 해마다 비일비재하다"면서"지자체를 포함한 정부가 민영아파트의 고분양가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토지 감정가의 거품을 해소하는 장치와 제도의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단지는 동쪽에 2만㎡ 규모의 홍천성당묘지를 비롯해 다수의 묘지가 위치한다. 입주자의 어린 자녀가 다닐 홍천초등학교는 1㎞의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