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아

미국에서 기아와 현대자동차 차량의 도난 사건이 유독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차량을 훔치는 청소년 범죄자를 가리키는 '기아 보이즈(Kia Boys)'라는 말까지 생겼다. 고객은 설계 결함이라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지자체는 행정과 경찰력에 부담을 준다며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10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시에 따르면 밀워키에서는 올해 약 1만대의 차량이 도난당했다. 이 가운데 70% 가까이가 현대차와 기아 차량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상대로 한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무려 2500%나 많은 차량이 도난당했다. 

도난 피해 고객과 시당국은 현대차와 기아 차량 설계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도난방지장치와 잠금장치 부실로 도둑이 너무 쉽게 차량을 훔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밀워키시 경찰 당국이 도난 방지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 고객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무료로 제공하는 실정이다. 밀워키시 일부 고객은 이미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이며, 밀워키시 당국도 소송을 검토 중이다. 

집단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관계자는 "자동차 절도범이 현대차와 기아의 수준 이하 보안 설계를 알아냈다"며 "이런 설계 결함은 심각한 안전 위험을 초래하고, 소비자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만 모방범죄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도난 방법이나 설계 결함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실제로 차량을 도난당한 한 현대차 소유자는 차량을 되찾고 수리하는 과정에서 1만달러(약 1180만원) 가까운 비용을 내야 했다. 도난방지장치도 따로 구매해 설치했다. 도난당한 차량이 다른 범죄에 활용되는 경우도 많아 지역 사회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밀워키뿐만 아니라 미국 내 다른 교외지역에서도 비슷한 범죄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이 유독 절도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일까. 

밀워키저널센티넬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일부 차량은 도난 방지 장치가 사실상 전혀 없다. 절도범이 현대차와 기아 창문을 깨고 침입한 뒤, 드라이버 등 도구를 스티어링칼럼(스티어링휠과 스티어링기어를 연결하는 지지대)에 있는 USB 케이블 포트에 끼우면 시동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 이런 수법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도난 범죄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 밀워키 경찰의 설명이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현지 언론에 "고객 안전과 차량 절도 방지를 위해 지역 정부,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경찰의 도난 방지 핸들 잠금 장치 배포도 직접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 차량은 연방 자동차 안전 표준을 충족한다"고 했다. 기아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기아 차량은 연방 규정 및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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