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횡령 등 2078억원, 6200억 비자금 조성

 
CJ그룹 비자금조성 및 탈세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이재현 회장 18일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이 회장에게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며 546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를 적용했다.
 
CJ그룹의 국내외 자산 963억 원을 횡령하고 일본 도쿄의 빌딩 2채를 구입하면서 회사에 569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도 포함됐다.
 
이재현 회장은 현 정부 들어 구속 기소된 첫 대기업 총수로 기록됐으며, 검찰이 지난 5월21일 그룹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 수사에 나선지 59일 만이다.
 
수사 결과 CJ그룹이 1990년대 말 이후 조성한 국내외 비자금은 6천200억 원대로 파악됐다. 국내 3천600억 원, 해외 2천600억 원이다. 
 
해외비자금과 관련, 이 회장은 로이스톤 등 4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CJ 주식을 거래해 조세 215억여 원을 포탈하는 등 총 7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동원, 546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또 인도네시아 법인 등에 근무하지도 않은 임원의 급여를 준 것처럼 꾸는 방법으로 해외법인 자금 115억여 원을 횡령했다.
 
이재현 회장 개인 소유의 건물 2채를 일본에서 구입하면서 일본 현지법인을 담보로 제공하고 연대보증을 세워 244억여 원을 횡령하고 569억여 원의 배임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으로 CJ 주식을 거래하면서 238억여 원의 세금을 포탈했으며 CJ 법인자금 603억여 원을 횡령하고 그 과정에서 법인세 33억여 원을 내지 않았다.
 
CJ그룹 회장실 직속의 총수자산 관리팀인 '재무2팀'은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임직원 459명의 차명계좌 636개, 해외 페이퍼컴퍼니 19개가 동원해 국내외 비자금을 운용한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관리를 총괄한 '금고지기' 역할을 한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을 지난달 27일 특경가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한 데 이어 이날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또 이 회장의 범죄에 가담한 성모 부사장과 하모씨, 배모씨 등 CJ그룹 전·현직 임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현재 중국 체류 중인 전 CJ 재무팀장 김모씨를 지명수배하고 기소중지 조치했다.
 
국세청에는 CJ그룹 범죄 관련자들의 세금 포탈액을 추징하도록 관련 자료를 통보했다.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가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운용과 관련, 해외 미술품 구매를 대행해 준 사실이 확인돼 홍씨의 조세포탈 혐의를 수사 중인 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로 관련 자료를 넘겼다.
 
수사를 지휘한 박정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 후 수천억원의 해외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거액의 조세를 포탈한 재벌총수의 대규모 역외탈세 범죄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수사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기업집단 총수가 상장기업을 사유화하면서 법인자금을 불법적으로 착복하고 거액을 탈세한 범죄에 대해 철저한 수사로 엄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 회장의 주가조작, 국외재산도피 혐의 등 여타 의혹에 대해서는 CJ그룹의 해외 차명계좌를 확보하고 금융감독원에서 관련 자료를 받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서정석기자(papabi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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