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고령층 기저질환에 투약 어려워
복용금기 의약품 많고 투약 주의사항 많아
김부겸 "투약 대상, 50세로 낮추는 것 검토"

14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한 약국에서 약국 관계자가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정리하고 있다. 대전시는 이날 팍스로비드 243명분이 시내 4개 담당약국과 생활치료센터에 도착해 처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한 약국에서 약국 관계자가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정리하고 있다. 대전시는 이날 팍스로비드 243명분이 시내 4개 담당약국과 생활치료센터에 도착해 처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먹는치료제(경구용 치료제)가 정부의 예상보다 저조한 투약률을 보이고 있다. 투약 기준이 65세 이상이기에 고령층의 기저질환 치료제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동시에 투약할 수 없고 투약 주의사항도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의료계에서 먹는 치료제의 연령제한을 크게 낮추거나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내에 도입된 화이자사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확진자는 14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일주일 간 총 109명에 불과하다.

팍스로비드 초도물량 2만 1000명분이 13일 처음 도입될 당시 정부가 하루 1000명 이상에게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설명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투약률을 보인다.

정부는 이처럼 투약률이 저조한 데 대해 아직 도입 초기이고 고령층의 높은 예방 접종률 등 방역조치로 인해 투약 대상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이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함께 복용할 수 없는 병용금기 의약품이 많고 신장이나 간이 좋지 않은 환자도 투약에 주의해야 하는 등 처방을 위해 고려할 것들이 많지만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는 것이다.

팍스로비드는 진통제 '페티딘', 항협심증제 '라놀라진', 항부정맥제 '아미오다론', 항통풍제 '콜키신' 등은 팍스로비드와 함께 먹을 수 없다. 항불안제 '세인트존스워트', 항간질제 '카르바마제핀'·'페노바르비탈'·'페니토인', 항결핵제 '리팜피신', 항암제 '아팔루타마이드' 등은 복용을 중단했더라도 팍스로비드 투약이 불가능하다.

또 백신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을 우려해 투약을 꺼리는 환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투약 대상 기준을 넓힘에 따라 22일부터는 60세 이상 확진자라면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된다. 현행 기준은 65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인데 연령 기준이 5세 낮춰진다.

이번 조치로 방역 당국은 치료제 처방 가능 인원이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먹는 치료제의 연령제한을 더욱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와 관련돼 "(투약 대상을) 50세로 낮추는 것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투약했던 200여 분은 확실하게 효과가 있었다. (먹는 치료제를) 투약하면 위중증으로는 안 간다. 그건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팍스로비드 투여 대상 확대는 식약처 긴급사용승인, 먹는 치료제 효과성, 수급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투약 기준이 계속 바뀌면서 의료 현장과 환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의료계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유입된 이후 50대 이하 사망자가 없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투약 확대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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