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이 나온 사진 찾아라' NPS 청장에 직접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취임식에 100만 명이 넘게 왔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할 만한 사진을 찾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google image                      

WP에 따르면 미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관리청(NPS)의 마이클 T. 레이놀즈 청장 대행은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취임식 날 내셔널 몰에 마련된 관중석 모습을 담은 추가 사진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모인 인파가 이전과 비교해 평균 이하였다는 언론 보도가 거짓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사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임식 인파가 "100만∼150만 명은 돼 보였다"며 언론이 '거짓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같은 날 백악관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취임식 인파가 "역대급"이라고 전하며 언론의 보도를 부정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20일 '트럼프 취임식'의 인파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크게 적은 25만 명 정도였고 이튿날 같은 곳에서 열린 반(反)트럼프 시위 참가자의 3분의 1에 불과했다고 일제히 보도하며 트럼프를 화나게 했다.

또 국립공원관리청(NPS)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의 인파 규모를 비교한 사진을 '리트윗'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화에 기름을 부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왼쪽)과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오른쪽) 비교사진 @google image

한편 트럼프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레이놀즈 청장 대행은 부랴부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찍힌 항공사진들을 확보해 백악관에 전달했다. 하지만 “그 사진들이 트럼프의 100만명 이상 인파 주장을 입증하지는 못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첫날 오전에 집착하여 몰두한 문제가 취임식 인파 규모였다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힘든 불만의 근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취임식장에 몇 명이 모였느냐는 문제보다는, 사람이 많이 나온 사진을 찾아내라며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했다는 사실에 많은 美 국민들이 당황해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대선 때 부터 시작된 언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피해의식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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