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Obama Legacy는 문제적 트럼프

버락 후세인 오바마 2세, 제44대 미국 대통령이 8년(2009년~2017년)의 임기를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09년 1월,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에 오르며 새 역사를 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외교와 안보, 경제, 통상, 보건, 교육에 걸쳐 이른바 오바마 레거시(Obama Legacy)를 남겼다.

대외적으로는 반세기만의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와 이란 핵 합의, 파리기후협정 체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등이, 대내적으로는 전국민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와 이민개혁안, 동성결혼 합법화 등이 대표적 오바마 레거시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오바마의 유산은 백악관 상하원을 장악한 트림프 정부에 의해 줄줄이 폐기될 수순을 밟고 있다.

첫 타자는 오바마의 레거시1호이자, 트럼프가 '엉망'이라고 일갈한 오바마케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처음 시행돼 현재 2천100만 명이 가입한 오바마케어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던 저소득층에게 연방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 의무가입하도록 한 건강보험제도로,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 및 대체에 관한 행정명령 1호를 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케어를 필두로 이민개혁, 환경규제, 외교·안보정책, 통상협정 등도 순차 또는 동시다발로 손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Google image 고별연설 중에 눈물을 훔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200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 내전을 종식하지도, 이라크에서의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제거하지도, 시리아 내전을 완화하지도 못했다.

2009년 취임 이전부터 이란, 쿠바, 북한 3개국을 거론하면 "적과 악수를 하겠다"고 천명했으며 북한을 제외한 이란, 쿠바와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1961년 외교관계를 단절한 쿠바와는 54년 만에 다시 외교관계를 복원하며2015년 7월 20일 워싱턴에서 쿠바대사관이, 8월 14일 아바나에 미국대사관이 각각 다시 문을 열었다.

이란과도 2015년 7월에 비핵화에 관한 합의를 타결했다. 양국 재수교는 역사적인 앙금을 푸는 세기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다만 북핵에는 ‘전략적 인내’로 일관해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밖에 2015년 6월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끌어내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또하나의 레거시 또한 대법관 후보에 강경 보수 성향의 인물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도 뒤집힐 예정인 유산이 되었다.

그 밖의 통상, 기후, 환경규제에서 맺은 협정과 동맹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정부의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재검토, 폐지를 바라보고 있다. 친(親)러시아 노선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정부에서는 오바마 정부가 중시해 온 서방의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동맹체제 역시 흔들릴 항목에 포함된다.

오바마는 퇴임직전인 작년 12월,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의혹에 대한 고강도 보복 조치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미국 내 러시아 공관시설 2개를 폐쇄한 바 있다. 이에 주영 러시아 대사관이 30일 새벽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바마 정부에게 보낸 레임덕을 상징하는 오리 사진과 함께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냉전 시대의 데자뷔 속에서 35명의 외교관을 추방했습니다. 미국인을 포함해 우리는 모두 이 안쓰러운 정부의 마지막을 지켜보게 되어 기쁩니다."

@google image

미 국무부는 이날 워싱턴DC의 주미 러시아대사관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 35명을 추방 조치하며 가족과 함께 72시간 안에 미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대선후보의 지원유세기간에도 ‘자신의 레거시’를 자랑스럽게 내걸며 호소연설을 해왔을 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 후 “내가 대선 출마했다면 트럼프를 이겼다”는 한 팟 캐스트와의 인터뷰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오바마의 발언 뒤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감소하는 일자리, IS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한 지금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일침의 트윗을 날렸다.   

 오바마는 지난달 퇴임 열흘을 앞두고,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서 2만명의 운집한 청중들 앞에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고별연설을 했다.

 “여러분이 나를 더 좋은 대통령,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었다”

변화를 가져올 힘은 내가 아니라 여러분에게 있다는 믿음을 간직하길 바란다”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해냈다(Yes we can, Yes we did)

말 잘하기로 유명한 그가 한 고별연설의 일부이다. 이에 대해 ‘희망과 긍정의 주문으로 청중과 미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고 CNN은 보도했다.

퇴임까지도 57%라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유유히 사라진, 버락 후세인 오바마의 가장 ‘문제적’ 유산은 후임이 바로 트럼프라는 사실일 것이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