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여론조사는 트위터 폭풍홍보, 부정적 조사는 모두 ‘가짜’ 매도

항고심 결정을 앞두고 있는 ‘반이민·난민 행정명령’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발언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에 긍정적인 여론조사 결과만을 선별해 홍보하면서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는가하면 행정명령 항고심을 진행하고 있는 법원을 향해서는 “정치적”이라고 몰아붙이며 사법부 독립성을 해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반이민 행정명령과 관련된 여론조사 3가지를 게재해 홍보 했는데 내용은 행정명령에 대한 미국 내 지지 여론이 55%에 이르고, 유럽연합(EU) 10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가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지지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같은 조사에서 결과가 불리하게 나온 CBS, CNN 등의 조사는 ‘가짜 뉴스’라고 몰아세웠다.

트럼프는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선거기간 동안 CNN, ABC, NBC 방송 등 주류 언론이 자신의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부정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가짜 뉴스”라며 매도했다. 지난 3일 CBS와 CNN의 행정명령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는 각각 미국 국민의 51%, 53%가 행정명령에 반대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언론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적인 자세는 지난 대선 때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것이지만 이제 주변의 참모들조차 이런 트럼프의 행태를 닮아가고 있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은 MSNBC 인터뷰에서 켄터키주 볼링그린에서 테러를 모의하던 이라크 난민 2명이 체포된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대참사’라며 부풀렸다가 구설에 올랐고, 지난 6일(현지시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돈을 받았다”고 발언해 역풍을 맞기도 했다.

반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법원을 비난하는 발언도 도를 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가진 미국보안관협회(NSA) 등 경찰공무원 대상 연설에서 “우리의 안보가 오늘 위험에 처했다”면서 “법원들은 매우 정치적”이라며 비난했다. 또 그는 “판사가 법원이 존중받게 하고 싶다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맹공격했다.

앞서 트럼프는 반 이민’ 행정명령에 첫 제동을 걸었던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 연방지법 판사에 대해 ‘소위 판사라는 자’라고 부르며 “판사가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들에게 우리나라를 열어줬다”라고 말해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큰 비난을 받았는데 트럼프는 이에 아랑곳 않고 이튿날 트위터를 통해 “판사 한 명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와 사법체계를 비난하라”며 날을 세웠다.

NYT는 행정명령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 토론을 하지 않고, 반발이 있을 때마다 참모 탓을 하는 트럼프를 빗대 ‘중학생 대통령'이라며 비꼬았다. 칼럼니스트인 앤드루 로젠탈(왼쪽 사진)은 기고문에서 트럼프는 마치 숙제를 하기 싫어하는 중학생 같다며 “중학생이 징징거리면 짜증이 나지만, 그가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매우 두려운 일”이라며 혹평했다.


한편, 트럼프는 8일 미국 대도시경찰협회 연설에서 “행정명령 시행에 한 달쯤 유예기간을 두려 했는데, 관련 참모들이 실행을 밀어붙였다”며 정책 시행의 미숙함을 참모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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