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갈등과 분열을 겪는 우리 공동체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

▲김부겸 국무총리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출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출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부겸 총리가 12일 국무총리직을 퇴임하면서 지난 30년 넘게 해 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을 마쳤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47대 국무총리 이임식 이임사에서 "오늘 국무총리직을 퇴임하면서 지난 30년 넘게 해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이 자리를 빌려서 한 세대가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부족한 저를 국민의 공복으로 써주시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지금 갈등과 분열을 겪는 우리 공동체 모습을 보면서 위기 때마다 한마음으로 뭉쳐 돌파해낸 국민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책임져온 선배들, 온몸을 바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우리 부모와 형제자매들 앞에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한 "나와 생각이, 성별이, 세대가,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서로 편을 가르고, 적으로 돌리는 이런 공동체에는 국민 모두가 주인인 민주주의, 더불어 살아가는 공화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며 "빈부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탐욕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수도권만 잘 살고, 경쟁만이 공정으로 인정받는 사회는 결코 행복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이것이 우리 공동체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김 총리는 마지막으로 "국무총리로 함께 일한 지난 1년은 코로나19라는 큰 위기를 겪은 어려운 시기였다"며 "매 순간 헌신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여러분을 보며 큰 용기를 얻었고, 여러 집단적 지혜를 모아서 침착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공직자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도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역사는 여러분을 국난을 극복한 위대한 공직자들로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라며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뜨거운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비록 오늘 공직을 떠나지만 우리 공동체가 더 어렵고 힘없는 이웃을 보살피고,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다음 세대의 미래를 열어주는 일에서 공직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임무를 다하는 여러분을 믿고 저 역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총리의 퇴임으로 국무총리 자리는 공석이 됐다. 한덕수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불투명해 짐에 따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당분간 총리 권한대행으로서 장관 후보자 임명 제청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상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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