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핵심 측근이었던 차은택 전 창조경제 추진단장이 "최순실과 안종범의 연결고리는 정확하게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차 전 단장은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는 사실을 확신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의 심리로 15일 열린 차 전 단장 등 5명의 공판에서 피고인 차 전 단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포레카 인수와 관련해 윗선을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지목했다.

차 전 단장은 "최씨를 알게 된 건 예전이지만 그가 박 대통령과 연관이 있다는 확신은 더 알고 지낸 2015년 말에 들었다"며 "나중에 안 전 수석이 관여된 것을 보고 (최씨와 박 대통령이 엮였다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씨가 박 대통령과 관련됐다고 느낀 근거로 전화통화를 들었다. 차 전 단장은 "최씨와 만나고 있을 때 그에게 특별한 전화가 걸려온 적이 몇 번 있었다"며 "회의실이 좁아 목소리가 잠깐 들린 적이 있었는데 전 (그 상대가) 대통령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모스코스의 설립에 대해서도 윗선이 최씨라고 주장했다. 차 전 단장은 포스코 계열 광고대행사 포레카를 자신들이 설립한 모스코스가 인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레카의 우선협상자였던 컴투게더의 한상규 대표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혐의(강요미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차 전 단장의 주장은 회사의 설립이 윗선인 최씨의 지시로 이뤄졌고 자신은 시키는 대로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씨가 모스코스를 설립하면서 '기획을 잘 하는 사람을 모으라'고 해 김홍탁·김경태를 소개해 줬다"며 회사 지분비율도 최씨의 마음대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씨가 2015년 2월 제게 포레카 인수 준비가 거의 다 됐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당시 모스코스의 설립이 1~2개월밖에 안돼 저는 예산이 적게 드는 소일거리만 하고 있었는데 최씨는 '자금 걱정하지 말고 (포레카를) 인수하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포레카 인수시도 과정에서도 최씨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포레카를 인수하면 대표는 모스코스 측에서 맡는다는 조건을 한상규 대표에게 한 건 최씨가 맞다"며 "최씨는 나중에 한 대표가 단독으로 인수하려 하자 격분해 '양아치' '없애버린다' 등 굉장히 험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문제가 불거지자 최씨가 자신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차 전 단장은 "(지난해 말 포레카 문제가 불거진 당시) 중국에 있었는데 최씨와 이야기를 한 김모 플레이그라운드 이사가 제게 전화해 '형이 어느 정도 안고 가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