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보좌체계 완비 후 그만뒀다더니 그날 담화내용도 최씨와 상의한듯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차명폰 통화 횟수는 지난해 4월 18일부터 10월 25일까지 모두 570여회에 달했다. 하루 평균 3차례인 셈이다.

이는 대선 때와 취임 후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되기 전까지만 최씨에게 의견을 물었다고 밝힌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15일 "최근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고 보이는 차명폰 2개를 확인했다"며 "최종 통화 시도는 지난해 10월26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은 검찰이 최씨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날로 특검은 증거 등을 은폐하기 위해 연락을 중단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16일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특검은 두 사람이 차명폰을 통해 인사 추천, 삼성 지원 문제 등과 관련된 내용은 물론 국정농단 사태 발발 이후 대책 관련 연락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박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방문 당시 만찬장에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헤드테이블에 앉는 파격적 대우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박 사장에게 악수를 청하며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뒤 최씨는 박 사장에게 연락해 "악수는 잘 하셨느냐"고 물었다. 특검은 악수 등 매우 구체적인 행위까지 박 대통령과 최씨가 차명폰을 통해 공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 최씨가 독일 등으로 출국했던 지난해 9~10월 사이에도 총 127차례 통화를 했다. 특히 JTBC가 '태블릿PC' 관련 보도를 한 지난해 10월 24일부터 박 대통령이 1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다음날까지 10여차례 통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당시 대국민담화도 최씨와 상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43분쯤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최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물은 적은 있으나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박 대통령과 최씨 간 2016년 3월 전에 차명폰 통화가 있었는지는 확인이 안됐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차 담화 발표 전날에도 최순실과 여러차례 통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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