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8일 이사회 개최…사명 변경 안건 상정
한화, 2조원 투입으로 대우조선 지분 49.3% 확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절차 마무리에 나섰다. 연합뉴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절차 마무리에 나섰다. 연합뉴스

한화그룹이 지난달 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됐다. 이후 속도를 내서 5월 안으로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오랜 기간 주인이 없던 탓에 쌓인 문제들을 해결해야하는 과제가 한화그룹에 주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8일 이사회를 열어 신규 사내외 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사명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건도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이 약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하는 것으로 기업결합이 마무리된다. 새 사명은 한화그룹이 지난 3월 특허청에 출원한 '한화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그룹은 사업 시너지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계기로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 더해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어 앞으로의 진행 방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 중 가장 급선무는 적자 개선과 인력 확보, 그리고 강성 노조와의 관계 정립 등 크게 3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은 21년간 산업은행 체제 아래 있으면서 합병이 번번히 실패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돼 왔다. 2021년에는 1조7547억원, 지난해에는 1조613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누적 적자만 3조3683억원이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542.4%로, 2021년(379%)보다 1163.4%p나 커졌다. 한화그룹이 유상증자로 2조원 가량을 투입하는데 따라 부채비율이 418%로 낮아지기는 하지만 다른 경쟁업체들에 비해서 여전히 높은 편이다. 1분기 수주도 올해 목표치인 69억8000만 달러의 11.5%(8억 달러)만 달성한 상태다

한화그룹이 효율적인 비용 관리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수주 활동을 적극 전개해 빠른 시일 내에 적자를 해소하고 부채를 줄여야하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인력 확보도 필요하다.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조선업계 중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은 그간 악화된 재정 상황으로 인력 유출 문제가 심각했다. 특수선 설계 인력을 비롯해 실무 업무자인 대리·과장급 등 160명이 경쟁사로 이직했으며, 임직원 수도 지난해 말 8300명으로 10년 사이 5000명 가량 줄었다.

현재는 공개채용에 나선 상태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공식적으로 승인되면서부터 이달 13일까지 대우조선해양이 신입·경력 공개 채용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강성노조와의 관계 정립이 중요한 시점이다. 여느 노조 중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가 인수를 결정했을 때부터 이미 가장 큰 숙제로 거론돼왔다.

노조의 움직임은 적극적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해양 지회는 공정위의 승인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제부터는 한화의 역할이 중요하다. 빠른 정상화와 구성원 처우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올해 제시한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도 해결해야 한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근속수당 일괄 1만원 인상 ▲정년 1년 연장(만 61세) ▲임금 100% 보전 ▲사무직 처우 개선 등이 담겼다. 원만한 협상을 진행하려는 분위기이나 대우조선해양 적자 규모가 크다보니 의견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417억원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조선업에 첫 발을 내딛는데다 대우조선이 그간 주인 부재로 심각하게 뒤처진 상태이기 때문에 경영 정상화에는 당연히 어려움이 따르겠지만서도 조속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서 방산이나 화학, 태양광,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차례 인수합병을 이끌어 온 경험을 살려 속도를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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