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펙투스-IBKC 신기술투자 조합 제1호’ 대상 125억원 규모
주요 금융기관 및 중화권 SI 참여…장기적 파트너십 구축

서울옥션 강남센터 외관(출처=서울옥션)
서울옥션 강남센터 외관(출처=서울옥션)

국내 대표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신호탄을 쐈다.

서울옥션은 지난 26일, 해외사업 확대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펙투스-IBKC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대상으로 125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3%다. 교환대상은 서울옥션 자기주식 75만 1201주이며, 총 발행 주식의 4.23%에 해당한다. 사채 만기는 2028년 7월 5일로 교환가액은 1만6640원이다.

서울옥션은 7월 5일 125억원 상당의 자사주(75만1201주) 처분을 통해 EB 발행에 나선다. 처분 전 자기주식 보유분은 93만7249주로 발행주식의 5.3% 수준이다.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이유는 일반 사채 대비 낮은 이율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수익과 더불어 주가가 교환가 이상으로 오를 시 시세차익(Capital Gain)을 거둘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가진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주주 입장에서 크게 영향은 없다. 발행된 채권은 부채가 되고 보유중인 주식과 교환이 일어나면서 상계가 돼 부채와 자산이 동시에 줄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을 포기하는 대신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한 배를 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금번 투자에는 국내 유수의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중화권 전략적투자자(SI)들이 참여해 향후 서울옥션의 글로벌 사업 확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서울옥션 관계사 '프린트베이커리'에 홍콩 3대 재벌그룹인 뉴월드그룹이 투자를 단행한 바 있어, 서울옥션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재확인한 바 있다.

프린트베이커리의 경우 투자 이후 뉴월드그룹이 설립한 홍콩 ‘문화의 실리콘밸리’ K11 뮤지아(MUSEA)에서 팝업(Pop-up) 행사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뉴월드그룹의 오너 3세이자 K11 설립자인 에이드리언 쳉(Adrian Cheng) 회장은 한국 미술시장과 서울옥션의 장기적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향후 서울옥션의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 다양한 협업이 기대된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서울옥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최대 경매시장 중 하나인 홍콩에서의 사업 확장과 한국 작가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향후 글로벌 경매회사를 벤치마킹해 와인, 시계 등 럭셔리 품목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미술품 담보대출 사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올해 하반기 프리즈 서울 등 국내 미술계의 대형 이벤트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서울옥션의 홍콩 현지경매가 계획되어 있는 만큼, 서울옥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공고히 한 홍콩 현지 네트워크가 향후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 및 슈퍼컬렉터 저변을 확대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투자 혹한기 속에서 펙투스 PE와 다시 한번 손을 잡으며 상호 신뢰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금번 투자는 의미가 크다”라며 “투자에 동참한 중화권 SI에는 상장사 오너뿐만 아니라 중화권에서 미술 및 문화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들이 많은 만큼, 향후 이들과 함께 국내 유수의 작가와 작품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욱 활동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펙투스 PE 관계자는 “K-컬처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한 국내 미술시장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상당하다”라며 “K-팝, K-드라마를 이어 K-아트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글로벌 전략적투자자들과의 협업 및 투자 논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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