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하반기 ‘코스피 상단 상향’ 2850pt
수출 의존도 높은 반도체·중국 부활 변수…달러 안정화 전제

상반기에 주요 지표가 바닥을 기록한 가운데에도 코스피는 글로벌 주요 지수 평균을 상회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로 인해 하반기 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코스피 전망 상단을 높혀 잡으며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하반기 코스피 향방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와 중국의 회복 가능성, 외국인 수급을 결정할 원/달러 환율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한국의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6월 무역수지는 11억3000만 달러 흑자로 16개월 만에 적자에서 벗어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했다. 특히 전월 대비 자동차(58.3%), 선박(98.6%), 이차전지(16.3%) 등이 수출전선의 효자로 나섰다.

주말 사이 나온 무역수지 개선 소식에 힘입어 코스피는 3일 38.19pt(+1.49%) 상승을 보이며 2600선을 재탈환하며 2602.47로 마감했다. 특히 오는 7일로 실적발표가 예정된 대장주 삼성전자가 예상 밖 실적 호조 기대 속 파운드리 CTO 및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전격 교체 인사 단행 등 변화의 기대감을 높이며 1.11% 상승해 종가 7만30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우선 6월 무역수지는 수출 증가에 의한 흑자라기 보다는 수입 감소에 의한 불황형 흑자일 가능성이 우려를 키운다. 에너지 국제 가격 하락에 따른 에너지 수입액 감소의 덕일 뿐 경제 자체의 회복에 힘입은 게 아니라는 평가다. 특히 우리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대 중국 수출 회복과 대표 산업인 반도체의 회복이 선행되지 않는 한 궁극적인 수출 회복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이와 관련해 유안타증권 전략 담당(Strategist)인 김승현 리서치센터장은 3일 하반기 전망 리포트를 내놓으며 다소 희망적인 가정을 담아 작년 말 제시했던 코스피 상단을 2800pt에서 2850pt로 소폭 상향했다.

코로나19 이후 순매도 금액의 27.4%에 불과한 외국민 매수세(출처=유안타증권)
코로나19 이후 순매도 금액의 27.4%에 불과한 외국민 매수세(출처=유안타증권)

김승현 센터장이 하반기 증시를 희망적으로 보는 이유는 먼저 외국인 수급이 견조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사이클에 민감한 한국증시답지 않게 글로벌 경기둔화 국면에서 한국이 상대적 호조(Outperform)를 보인 이유로 상반기 외국인 매수세가 강한 것처럼 보여도 코로나19 외국인 순매도 금액의 27.4%에 불과해 아직 부담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만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에 영향을 줄 변수는 달러가치의 흐름인데, 상반기 보합권 등락을 보였던 달러가 하반기 재차 약세현상이 뚜렷해질 거라는 게 김 센터장 전망이다. 그 근거로 미국과 유로존의 기준금리 차이는 연초 2.0%p에서 1.25%p로 축소됐고, 연준이 예고한 7월말 미국 금리인상이후 마지막 추가 인상 기대가 더욱 커질 거라는 예측이다. 여기에 전세계 경기 사이클 회복도 아직 초기 국면이라는 게 유안타증권의 판단이다.

추가적으로 이익지표(EPS, Growth, Revision) 등이 확실히 개선될 거라는 게 유안타 측 전망이다.

2023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3월 이후 상향되기 시작했고, 하반기가 될수록 중요한 2024년 이익 전망치도 IT섹터를 중심으로 최근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안타 측은 4월 EPS(주당 순이익) 저점이 확인됐고, 6월에는 EPS 증감율이 플러스로 전환됐으며, 5월부터 플러스 전환된 이익수정비율(Revision)이 향후 이익 지표 개선에 신뢰를 준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중국 비중 낮춰가는 대만, 중국 의존도 여전한 한국(출처=유안타증권)
중국 비중 낮춰가는 대만, 중국 의존도 여전한 한국(출처=유안타증권)

수급은 안정적인 상황이 기대되지만 문제는 대한민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중국이고, 높은 품목은 반도체라는 점이다.

대만은 수출에서 반도체 의존도를 높이면서도 중국 의존도는 낮춰 수출국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성공했지만, 한국은 반도체 수출을 늘려야 함에도 대중국 의존도를 수년째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게 발목을 잡고 있다. 5월 반도체 수출 물가가 소폭 상승한 점이 하반기 기대요인이라는 점이다.

현 주가 수준에 대해 김승현 센터장은 “펀더멘털 대비 고평가, 유동성 대비 저평가”라는 다소 상충되는 평가를 내렸다.

즉 PER(주가수익비율)의 경우 40%, GDP(국내총생산) 대비 시총은 25% 높지만, 통화량(M2) 대비로는 여전히 5%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고객 예탁금이 4월을 고점으로 줄어들고 있고, 거래대금도 줄어드는 등 수급 관점에서 시장의 에너지는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다.

유안타 증권이 비중 확대와 비중 축소를 권한 업종(출처=유안타증권)
유안타 증권이 비중 확대와 비중 축소를 권한 업종(출처=유안타증권)

유안타 측은 상반기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자동차가 하반기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실적 변동성이 높은 반도체는 턴어라운드 업종이라는 측면에서, 저평가된 자동차는 레벨업 된 이익률로 밸류에이션 회복과 리레이팅(주가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이런 요소를 종합해 3분기 강한 상승을 이어가고, 4분기에도 일부 종목과 업종에 이어져 연말께 2850이 가능하다는 게 유안타증권의 전망이다.

희망적인 전망과 달리 그 반대 시각도 존재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가 방향에 대해 "전반적인 기업 실적 추정치의 상향 조정 속도가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수출 경기가 개선됐지만 시장의 기대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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