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지난 1분기에 반도체 한파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기대보다는 회복하지 못할 전망이다. 1분기 이후 수요가 낮은 제품 위주로 감산에 돌입하면서 2분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보다 바닥 탈출이 늦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에 삼성과 SK는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3분기에 기대를 걸고 회복세를 앞당기기 위한 활로 찾기에 분주해졌다. 

감산 기조 속에서도 반도체는 재고가 쌓이는 등 업황이 아직 불안정한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재고지수(계절 조정)는 248.5로, 통계 작성이 이뤄진 1971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41.9로 사상 처음으로 200을 넘은 이후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2088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영업이익(6402억원)이 3분의 1 수준이긴 하나 앞선 전망치(1777억원) 보다는 18% 가량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컨센서스도 지난달 말 기준 영업손실 2조9997억원으로, 한달 전 전망치(3조2447억원)보다 8% 가량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2분기가 기대만큼은 아니나 올해 3분기부터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및 서버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업황 반등을 예측하는 분위기다. 이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종 불필요한 지출과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을 유지하며 업황 반등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일 반도체(DS)부문의 메모리와 파운드리 기술개발 수장들을 전격 교체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올해 사업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제품 혁신을 위해 쇄신을 단행한 모습이다. 하반기에는 AI 수요 확대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최신 제품인 HBMP도 선보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10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의 4세대 제품인 'HBM3'를 지난해 6월 업계서 첫 양산한데 이어 올해 4월에도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GB(기가바이트)를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개발, 현재 고객사 검증을 받고있다. 앞선 HBM 기술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며 빠른 시기 흑자전환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황을 둘러싸고 긍정적인 신호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 5월 345.4로, 전월 대비 18.8% 상승하며 한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액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격 변수를 뺀 물량 부문에선 긍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6월 89억 달러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또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도 28%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한은은 "반도체 가격은 내림세가 진정되고 있고 일부 품목의 경우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4월엔 반도체 수출업체 납품계약에서 가격이 상승 조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으로 진행되는 감산 효과에 더해 AI 서버와 PC 위주로 수요가 개선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보유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업황 개선은 3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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