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오는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최악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예상보다 감산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는데다 D램 수요 회복이 더딘 탓이다. 위기 극복 해결책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꼽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신형 HBM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유일하게 양산 중인 4세대 HBM3를 세분화해 HBM3 16GB와 HBM3 12단24GB의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연말부터 HBM 시장주도권 확보를 위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미 HBM 5세대 최신 제품의 샘플 생산을 시작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최신 기술력이 적용된 4세대 HBM 제품 라인업을 확정하고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본래 삼성전자는 2015년 2세대 제품인 HBM2 개발에 성공하면서 SK하이닉스가 장악했던 HBM 시장의 주도권을 뺏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3세대 제품(HBM2E)와 4세대 제품(HBM3E) 양산에 성공하면서 다시 주도권을 내준 상태다.

올해 반도체 한파로 휘청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HBM이 구원투수로 꼽히는 만큼 관련 기술력을 키우고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해 다시 1위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HBM 수요는 지난해 대비 무려 60%나 급증한 2억9000만GB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AI(인공지능) 관련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데 따라 이 같은 성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HBM은 일반 D램 대비 가격이 최소 2배에서 5배 이상 높다. 가격이 높은 만큼 수익성도 높아 메모리반도체 업체들 입장에서는 높은 마진에 따른 영업이익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지난 3일 DS(반도체)부문 파운드리와 메모리 개발 총괄 임원을 교체하는 등 긴급 임원인사도 단행했다. DS부문 임직원들 사이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 구분없이 경쟁사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말 정기인사 시즌이 아닌 이례적인 긴급 인사에 대해 업계에서는 위기 속 분위기 쇄신과 함께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HBM 등 메모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도 나설 전망이다. 특히 '2나노 공정'을 두고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은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강연에서 "5년 안에 TSMC를 잡겠다"고 말하며 2나노 공정에서 TSMC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승부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2나노 공정 양산 목표를 2025년으로 잡은 상태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액 61조8512억원, 영업이익 26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89% 줄고 영업이익은 98% 급감한 수치다.

메모리분야 HBM 키우기와 파운드리분야 2나노 공정 기술력 개발을 비롯해 긴급 임원인사까지 단행한 삼성전자가 추가적으로 긴급 처방에 나설 것인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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