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
라마단’ 파재절 경축 메시지
 

지난 18일 이슬람교도들의 연중 최대행사인 2015라마단이 다음달 16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이 ‘1436/2015 라마단’ 파재절 경축 메시지를 보냈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의 아홉 번째 달로, 코란이 백성의 길잡이로 내려온 것을 기념하는 금식 성월(聖月)이다. 이슬람교에서는 이 달 내내 동이 틀 무렵부터 땅거미가 질 때까지 음식, 술, 성교를 금하도록 계율로 정해뒀다.

장 루이 토랑 추기경은 메시지를 통해 “이 축제의 기쁨이 여러분 가운데 일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종교 공동체 사람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폭력 때문에 생명과 재산을 잃고 육체적 정신적 고통 심지어 영적인 고통을 받았던 어두운 기억으로 가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특정한 인종이나 종교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생명이 다른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다”며 “그 누구도 살인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그 누구도 하느님의 이름으로 다른 사람을 살해할 수 없다. 이는 하느님과 인간을 모두 대상으로 삼는 이중 범죄”라고 지적했다.

올바른 교육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청소년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 분야에 참여하는 모든 이는, 민족적·종교적·문화적·사회적 지위와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생명의 신성함과 이에 근거한 모든 인간의 존엄을 가르쳐야 한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축제를 지내며 그 무엇보다도 현재와 미래를 위한 희망을 키워간다”며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우리는 라마단의 결실과 파재절의 기쁨이 여러분에게 평화와 풍요를 가져다주고 여러분의 인간적 영신적 성장을 드높여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1436/2015년 라마단 파재절 경축 메시지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함께 맞서는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사랑하는 무슬림 형제자매 여러분,

1. 온 세상의 모든 가톨릭 신자를 대신하여 제가 평화롭고 기쁨에 넘치는 파재절의 경축 인사를 드리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여러분들은 라마단 달에 단식하고 기도하며 자선을 베풀고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친지와 친구들을 방문하는 것과 같은 많은 종교적 사회적 관습을 실천합니다. 저는 이러한 선행의 열매가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2. 이 축제의 기쁨이 여러분 가운데 일부 사람들에게, 또한 다른 종교 공동체 사람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폭력 때문에 생명과 재산을 잃고 육체적 정신적 고통 심지어 영적인 고통을 받았던 어두운 기억으로 가려지고 있습니다. 여러 민족들과 종교 공동체들이 세계 많은 나라에서 엄청나고도 불의한 온갖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살해, 종교적 문화적 유산의 파괴, 고국과 고향을 떠나야 하는 강제 이주, 여성들에 대한 폭행과 강간, 노예화, 인신 매매, 장기 매매, 심지어 신체 매매와 같은 일입니다.


3. 우리는 모두 이러한 범죄 자체의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종교를 명분으로 범죄를 정당화시키려는 시도로 이러한 범죄들은 더욱 가증스러운 것이 되고 맙니다. 이는 분명히 종교를 권력과 부를 얻는 도구로 삼는 일입니다.


4. 공공질서와 안전을 책임진 이들이 테러리스트들의 무차별한 폭력에서 그들의 국민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교육 임무를 맡고 있는 가정, 학교, 교육 과정, 종교 지도자, 종교 담론, 대중 매체도 책임이 있습니다. 폭력과 테러리즘은 일탈한 이들의 마음속에서 먼저 생겨나 이 땅 위에서 실제로 자행되는 것입니다.


5. 청소년 교육을 비롯하여 다양한 교육 분야에 참여하는 모든 이는, 민족적, 종교적, 문화적, 사회적 지위와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생명의 신성함과 이에 근거한 모든 인간의 존엄을 가르쳐야 합니다. 특정한 인종이나 종교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생명이 다른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살인을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 그 누구도 하느님의 이름으로 다른 사람을 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는 하느님과 인간을 모두 대상으로 삼는 이중 범죄입니다.


6. 교육에는 그 어떠한 모호성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한 인간과 공동체의 미래 그리고 온 인류의 미래는 그러한 모호성이나 거짓 진리 위에 세워질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은 각자의 종교 전통에 따라 하느님을 바라보고 진리이신 그분과 관계를 맺습니다. 신앙인인 우리의 삶과 행동은 그러한 신념을 드러내야 합니다.


7.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에 따르면,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은 “기도의 특권”(나이지리아 카두나에서 무슬림 종교 지도자들에게 한 연설, 1982.2.14.)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 세상의 정의와 평화와 안녕을 위하여, 그리고 참된 삶의 길에서 벗어난 이들과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이 하느님께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바꾸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가난한 이들과 병든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여야 합니다.


8. 우리는 축제를 지내며 그 무엇보다도 현재와 미래를 위한 희망을 키워 갑니다. 특별히 우리의 진정한 꿈들이 현실이 되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할 때에, 우리는 희망을 안고 인류의 미래를 바라보게 됩니다.


9.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우리는 라마단의 결실과 파재절의 기쁨이 여러분에게 평화와 풍요를 가져다주고 여러분의 인간적 영신적 성장을 드높여 주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한 축제를 지내십시오!


바티칸에서
2015년 6월 12일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
사무총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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