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애플 매장 입구에 있는 애플 로고.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애플 매장 입구에 있는 애플 로고.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이 '아이폰 금지령'을 내리는 등 애플에 위기가 닥쳤다. 본래 중국 내 점유율 1위였던 아이폰이 이번 조치로 점유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에서 삼성전자가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감소한 2억2000만~2억25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침체기와 함께 중국 화웨이의 복귀를 아이폰 판매량 감소의 주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공무원에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렸으며 향후 공기업, 공공기관 등 종사자에게까지 이 같은 조치가 확산될 전망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다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업무용 기기로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7일에는 블룸버크통신이 "중국이 이번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를 국영 기업 등으로 확대하려 한다"고 전했다.

당장 신제품 출시를 앞둔 애플의 걱정이 커졌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 파크에서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전작인 14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아이폰15 ▲아이폰15 플러스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 맥스 등 4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에서 전작 대비 디자인과 성능 개선을 이뤘을 것으로 전망된다. 펀치홀(카메라 구멍) 디자인의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기존 프로, 프로맥스 모델에서 전 모델로 확대 적용하고 아이폰 최초로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USB-C형 충전 단자를 도입한다. 각 모델별 배터리 성능과 카메라 화질·기능도 향상됐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조치로 애플 신제품 판매가 저조해 점유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앞서 올해 1분기 중국 내 시장에서 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번째로 큰 아이폰 판매국으로, 애플의 전체 매출 중 약 19%가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애플의 주가도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중국 내 아이폰 연간 판매물량 4500만대 가운데 중국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만대 미만에 불과해 당장의 점유율 변동은 없을 수 있지만, 향후 국영기업·공공기관으로 아이폰 사용금지 조치가 확산된다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석유 천연가스 공사(PetroChina, 페트로차이나)의 경우 수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형 국유 기업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번 조치로 중국 사회 전반으로 아이폰 수요가 위축될 수도 있다. 가령 아이폰을 애용해왔던 중국의 인기 연예인 등도 심적 부담에 자국 스마트폰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5 톰브라운 에디션.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5 톰브라운 에디션. 삼성전자 제공

이에 삼성전자가 이를 통한 반사이익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본래 중국 내 판매량이 무의미한 수준이었던 삼성전자는 중국의 외신폰 금지 조치에도 큰 타격이 없는데다 애플은 중국 내 입지가 좁아지면서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19.8%), 2위는 애플(15.4%)이었다. 다만 애플이 본래 중국업체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았기에 이번 아이폰 금지 조치로 오히려 중국업체들의 점유율 상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오히려 삼성전자를 맹추격 중인 중국업체들의 입지만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20%로 1위였으나 오포(18%), 비보(16%), 아너(16%), 샤오미(12%) 등이 매섭게 추격하는 양상이다. 신제품을 깜짝 발표한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의 향후 조치에 이목이 집중되며 업계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Z 시리즈의 전방위 홍보전에 주력하면서 중국과 애플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에버랜드의 '블러드시티'에 '갤럭시Z 플립5·폴드5' 체험존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제품 홍보에 나서는 한편, 현대 패션의 선구적 브랜드 톰브라운과 협업한 '갤럭시Z 폴드5 톰브라운 에디션'을 공개하면서 제품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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