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물가 불확실성 여전…서민 물가 안정 총력”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근원 물가 안정…금리보다 규제로 가계부채 감축할 것”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추 부총리는 서민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뜻을 비췄다. 연합뉴스 제공.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추 부총리는 서민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뜻을 비췄다. 연합뉴스 제공.

한미 양국 금리차가 2.00%를 유지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지난 1월부터 동결해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9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가 5일 금리 인상의 촉매제가 되는 서민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뜻을 비춘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 쪽으로 전망의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00년 기준 100)로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8월(3.4%)에 이어 두달 째 3%대 상승을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 원인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여파로 석유 가격이 오른 탓이다. 특히 농산물은 7.2%나 올라 작년 10월(7.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우려를 더했다. 한때 100달러 돌파를 우려한 석유값이 다소 진정되기는 했지만 당분간 80달러 선을 유지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9일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국은행도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50%로 정한 이후 9개월 째 동결조치를 이어가며 현재 미국 기준금리와 2.00%의 차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면서 5일 1350.5원으로 전일대비 13.0원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나마 이는 지난 3일 한국 추석연휴 마지막 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4.884%를 보이며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미 고용정보업체 ADP가 내놓은 신뢰받는 고용지표가 7bp떨어지며 4.735%를 보인 영향이다. 만약 예상보다 고용이 강하게 나왔다면 또 금리 상향 부담에 시장금리가 올라갔을 지 모를 상황이었다.

한국은행은 이날 진행된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부터 둔화 흐름을 보여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같은날 나온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에도 이른바 유가나 식료품 등 단기 물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제외한 근원(Core)물가는 햐향하고 있으니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으려 버티는 이유는 명확하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선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미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고, 기업들의 부채수준과 이자부담을 생각할 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5일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는 노력에 대해서는 100% 찬성한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고금리, 금리 상승 추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숨 쉴 구멍이 필요하다. 정책금융은 폭발할 것 같은 데 물을 뿌리는 것"이라고 말해 금리 인상에 신중할 필요를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한 대형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와는 별개로 10년 장기채 금리는 미국과 한국이 같이 움직이고 있고, 단기금리 영향은 크지 않기 때문에 환율 문제로 기준금리를 상향하리라고 보는 이코노미스트는 많지 않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금리 인상 보다는 다양한 규제를 통해 가계부채감축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 연준이 또 한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난 이후에나 고민해볼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10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순매도 행진을 보인 외국인.(단위 백만원).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캡쳐.
10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순매도 행진을 보인 외국인.(단위 백만원).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캡쳐.

하지만 채권시장 뿐 아니라 주식시장도 약세를 이어가면서 그간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 외국인들의 시장 이탈행렬이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코스피 종가는 전일 미국시장의 상승에도 불구 변변히 힘을 쓰지 못하다 전 거래일 대비 소폭(2.09pt) 하락한 2403.60으로 마감해 24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9월 18일 이후 이날까지 10 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최근거래일인 3일(-4729억원), 4일(-3404억원) 등 규모를 키우며 지수를 짓누르는 주체가 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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