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로봇 가전 제품군 확대 집중
인공지능·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개발 가속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세계최초로 상업화한 인간형 로봇 플랫폼 휴보2. 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세계최초로 상업화한 인간형 로봇 플랫폼 휴보2. 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글로벌 로봇 시장이 성장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업체들이 선보이는 로봇 가전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성능이 더욱 향상된 로봇 청소기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돼 사람의 수고를 덜어주는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향후에는 가전을 넘어 집안일을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까지 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미래 신사업 분야로 로봇을 낙점했다. 당시 3년간 인공지능 분야와 함께 로봇 분야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대대적인 투자가 본격화된 건 올해부터다. 특히 올해 초 로봇 플랫폼 전문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원을 투자하며 지분 10.22%를 인수한 데 이어 280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분을 더 확보한 다음 최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족보행 로봇, 협동로봇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 최초의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선보인 바 있으며 로봇팔 형태의 협동로봇을 제조업 및 서비스 분야에 공급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탑재한 인간형 로봇 개발을 꿈꾸고 있는 만큼 대형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로봇을 통한 가전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나가고 있다. 2020년 CES에서는 반려 로봇 '볼리'를 공개했는데, 이는 테니스공 모양의 로봇으로 인공지능이 탑재돼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 TV 등 주요 기기와 연동해 다양한 집안 관리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이어 2021년 CES에서는 첫 번째 가사 로봇인 '삼성 봇 핸디'를 소개했다. 이 제품은 로봇팔이 부착돼 있으며 집안의 물건을 인식하는 기능이 탑재돼 청소나 설거지, 물건 정리 등 집안일을 가능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그해 CES에서 '삼성 제트봇 AI'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인텔 인공지능 솔루션을 탑재해 기존 로봇들보다 주행능력을 대폭 향상시킨 점이 특징으로, 주변 물체를 스스로 식별하고 분류하는 사물인식 기술로 최적의 청소 경로를 찾아 자율주행하는 로봇이다. 작은 장애물까지 판별해 깨지기 쉬운 물건이나 전선, 양말, 반려동물의 배변 등을 피해가며 청소하는 형태다. 이 기술에 힘입어 현재 뜨거운 물걸레질까지 가능한 '비스포크 제트봇 AI'가 출시됐다.

LG전자 역시 일찌감치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선점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마련하는 중인데, 회사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로봇 청소기(당시 '로보킹')를 개발한 바 있다. 현재는 코드제로 씽큐(ThingQ) 로봇청소기 'R9'·'M9' 형제가 있다.

이 중 나중에 출시된 'M9'은 기존 로봇청소기와 달리 주행용 바퀴가 없고 대신 바닥에 탑재된 2개의 물걸레가 회전하며 이동하는 과정에서 바닥을 청소한다. 제품이 작동하는 동안 걸레가 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공급하는 자동 물공급 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며,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로 70만장에 달하는 사물 이미지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밖에도 LG전자는 전시장, 레스토랑, 매장, 병원, 호텔, 사무실 등 여러 장소에서 사람을 도와 요리, 서빙, 안내, 배송 역할 등을 수행하는 자율주행 로봇 LG 클로이 ▲살균봇 ▲셰프봇 ▲서브봇 ▲배송봇 ▲안내봇 등을 주력으로 서비스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가정에 접목시켜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 로봇으로 개발하는 중이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7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소비자의)가사 해방으로 삶의 가치 제고 목표'를 앞세워 새로운 가전으로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직접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세탁기와 건조기가 합쳐진 일체형 제품을 동시에 선보이기도 했다. 움직이는 로봇의 형태는 아니지만 인공지능이 탑재돼 알아서 빨래를 시작하고, 마친 후 또 알아서 건조되는 방식이다. 이에 소비자의 집안일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양사는 빨래와 건조 후 직접 옷을 접어주는 장치도 개발 중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의류 분류 장치 및 이를 포함하는 의류 정리 장치', LG전자는 '의류 폴딩 장치'란 이름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이 중 LG전자의 해당 특허 정보에 따르면 의류를 놓는 흡착판과 이를 회전시키는 기구, 또 이를 이동시키는 로봇 등으로 구조가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류를 올리기만 하면 알아서 가로와 세로로 접어주는 것이다. 아직 상용화 시기는 미정이나 집안일을 '대신' 해주는 로봇 가전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게 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고 자율주행 로봇을 넘어 이족보행 로봇의 기술도 더욱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는 가정에 가전제품으로 '로봇 집사'를 들이고 가사일을 맡길 수 있는 미래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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