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WB 연차총회 기자간담회…"반도체업황 회복국면 진입"
4분기 경기실사지수(BSI), 반도체(92) 최하...내수·수출·투자 모두 어두워

지난 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제공.
지난 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제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주요 국가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우리보다 잘 나가는 국가는 별로 없다"며 한국경제의 상대적 우위를 강조했다.

모로코 마라케시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장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추 부총리는 "내년도 성장 전망치가 2%대 초반인 것인데, 웬만한 경제 규모의 국가 중에서는 2%대 초반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주 IMF가 내놓은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2.4→2.2%) 하향 조정과 관련해 나오는 성장률 저하 우려에 대한 반박이다.

추 부총리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4%에서 내년 2.2%로 0.8%포인트 오른다는 것"이라며 "(이번 하향조정으로) 리바운드(반등) 크기 정도를 조금 낮춘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리바운드를 높게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성장률도 거론하며 "금년에는 한국이 20여년 만에 역전당했다는 지적도 받아들인다"며 "다만 숫자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일본(1.0%)은 한국(2.6%)보다 한참 낮은 성장을 했고, 올해 조금 높은 성장(2.0%)을 했는데 내년엔 다시 1.0%로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일본의 높은 성장은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임을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내년에 2.2%로 나오려면 계속 경기가 우상향으로 가야 한다"며 "IMF가 왜 한국을 긍정적으로 봤을까를 생각해보면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한국이 본격적으로 수혜를 받는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황은 회복 국면에 진입했고, 물가도 선진국이 5~6%인데 한국은 2~3%로 중동문제 등 아직 불확실성이 있지만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의 반도체 의존도 지적이 나오자, 추 부총리는 "반도체 의존 맞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고 생명수 같은 것이라 우리 반도체가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답변했다.

덧붙여 "사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배터리, 자동차, 조선, 원전, 방산까지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고 K컬처, K콘텐츠, K푸드까지 포트폴리오가 꽤 다양한 편"이라며 "올해 반도체 경기가 안 좋더라도 우리 경제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선방하고 있는 것은 그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은 4분기 경기 상황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산업연구원은 15일, 지난달 5~22일 제조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4분기 시황과 매출 전망치가 각각 95,97을 기록해 기준선인 100에 미치지 못한 채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았다.

특히 3분기 대비 4분기 전망에서 내수(96→95), 수출(98→97), 제고(101→99), 설비투자(101→98) 등 주요 지표 전망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경상이익(94)과 자금 사정(90)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주력인 반도체(92)는 섬유(95), 가전(96), 화학·철강·디스플레이·일반기계(97), 자동차(98), 조선(99) 등 다른 업종보다 더 낮은 기대수준을 나타내 반도체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응답자들은 경영 활동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묻는 현안 설문(복수 응답)에 '고물가에 따른 비용 부담의 가중'(66%)을 가장 많이 꼽았고, '고금리 부작용'(40%), '수요 둔화·재고 누증'(36%) 등을 꼽았다.

한편 이번 연차총회에서 거론되는 세계경제 위험 요인으로는 첫 번째로 '인플레이션'이 손꼽혔다.

추 부총리는 "물가 안정을 굉장히 중점적으로 얘기하고 있고 이는 고금리와도 맞물려 있는 것"이라며 "다행스러운 것은 고금리가 대체로 천장을 확인하고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안정은 모든 민생의, 성장의 첫 출발"이라며 통화·재정 정책의 긴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선 "사태 전개에 관해 누구도 확실한 정보나 확신이 없는, 굉장히 불확실성 속에 있는 것 같다"며 "다만 불확실성 요인이 하나 추가된 건 분명하고, 정부도 상당히 긴장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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