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이창권, 그룹 전략 이해 위에 KB페이 순항…회장 변경은 변수
BC ‘최원석’ KT회장 변경 쇄신 압박…롯데 '조좌진' 매각 작업 이어갈 가능성

임기 종료 앞둔 CEO들. (왼쪽부터) KB카드 이창권, BC카드 최원석,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각사 제공.
임기 종료 앞둔 CEO들. (왼쪽부터) KB카드 이창권, BC카드 최원석,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각사 제공.

고금리 장기화로 금융업계가 풍랑을 맞고 있다. 변화와 혁신의 바람 속에 리더의 교체 바람이 부는가 하면 안정화를 위해 CEO 유임 카드가 나오기도 한다. 각 금융업권별 당면한 현실과 CEO들의 연임 가능성을 점쳐본다. <편집자 주>

윤 대통령이 직접 ‘은행 종노릇’을 언급하며 금융의 기득권과 약탈적 행위를 성토하는 가운데 카드업계 고민도 깊어만 가고 있다. 은행처럼 예금과 적금을 통한 수신기능이 없고 증권사처럼 CMA계좌도 없는데다 보험사처럼 상품가입도 없어 조달금리 상승의 압박을 직접 받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8개 주요 전업사 중 올해 말과 내년 초 임기를 맞는 세 명의 CEO들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해당 CEO는 임기 종료가 올해 말인 최원석 BC카드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내년 3월인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다.

일단 정량적 지표인 실적 부문에선 다소간 차이가 있을 뿐 어려운 건 매한가지다.

카드사 수익구조가 은행계와 산업계간 일정 부분 상이점이 있지만 이미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계열 4개사(신한·KB·우리·하나)의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그 심각성이 드러난다.

지난 주 실적공시를 통해 신고한 4개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86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다. 그간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해온 1위 신한카드(-20%)는 물론 KB카드(-22.7%), 하나카드(-23.1%) 등이 모두 20%대 하락을 기록했다. 우리카드(-34.1%)의 경우 낙폭이 타사를 압도했다.

그나마 삼성카드가 3분기 누적 순이익 -5.8%에 그쳐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카드부문이 실적이 미치는 영향보다 할부금융, 리스 등이 더 크게 실적을 좌우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채가 적고 자본이 많은 삼성카드가 조달 압박을 더 받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반도체부문에서 고전중인 삼성전자의 가전부문 마케팅 강화에 따른 후광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임박한 CEO 3사중 실적을 먼저 발표한 KB의 경우 대표적인 은행계 카드사로서 당국의 압박에 대한 부담이 크다. 조달 압박속에서도 당국이 바라는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에서 상반기 기준 70.81%로 신한카드(71.01%)와 함께 업계 상위권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삼성카드(56.07%)나 BC카드(17.55%)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BC카드의 경우 전체 고객 모집단 자체가 작고 취급 기간이 짧아 생긴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B카드 이창권 대표는 65년생으로 서울 중앙고와 고대 응용통계학과를 나왔다. 국민은행으로 입사해 팀장 이후 줄곧 지주에서 전략기획, 신사업, 해외부문 등을 총괄하며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에 기여하다 작년 1월부터 KB카드를 맡고 있다.

한 카드회사 HR담당 관계자는 “정통 카드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KB에선 통상 2년 후 1년 정도의 임기 기회가 있는 경우가 많고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룹의 플랫폼 전략 수행에서 기여한 바가 있고 KB페이 사업에서도 실력을 보인 만큼 유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CEO인사는 알 수 없는 것이고 회장 교체에 따른 쇄신 이야기도 나오지만 카드 부문은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BC카드 최원석 대표도 임기를 작년 3월 시작해 올해 말 종료된다.

최 대표는 한성고, 서울대 국제경영학과, 서강대 경제대학원, 뉴욕대 경대학원 수료 등 학구파다. 실제 지금은 사라진 고려증권연구소, 장기신용은행 금융연구실장, 삼성증권, 에프앤가이드, 현대캐피탈 사외이사 등 경쟁회사들을 두루 거친 특이 이력의 소유자다.

다만 BC카드는 타 카드사들이 가진 공통 고민에 회장 교체에 따른 쇄신 압박 등 변수가 많다.

아직 3분기 실적발표 전이지만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71.7%를 기록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BC카드는 그간 망 대여사업을 이어왔지만 우리카드 등이 독자 망 구축에 나서며 수익사업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며, “다만 자회사로 케이뱅크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케이뱅크IPO가 진행되지 않는 한 당분간 자금 압박에도 시달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C카드 입장에서는 해외부문 개척을 통해 신사업을 전개함과 동시에 현재 레드오션으로 가고 있는 업계가 정리되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입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물로 나와있는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67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조 대표는 부산 내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삼성생명에 입사한 경험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력이 AT커니, 모니터 등 컨설팅회사다. 금융쪽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되는 올리버와이만 서울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현대카드 및 현대캐피탈에서 마케팅을 진두지휘한 경험으로 작년 3월부터 롯데카드의 성장을 이끌며 매각을 위한 몸집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사 마케팅본부장은 “상반기 실적에서 전년에 로카모빌리티 매각 차익이 반영됐던 상반기와 달리 3분기 실적은 롯데카드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금 중요한건 지속가능한 조직 혁신으로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기 때문에 선수로 영입된 조 대표가 바뀔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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