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승계지원 우호적 변화 기대…안정적 가업승계 ‘임직원 고용 보장’하는 일”
“부동산 임대수익 3% ‘빚내서 투자’ 난망…연금 일시금 수령은 취지 무색”

고금리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에 연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길을 잃었다. 고점에 다가간 금리가 언제 내려갈지, 부동산은 반등할지, 기업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면 주식은 올라갈지 지금처럼 의견이 갈릴 때가 없었다. 대한민국 부자들이 모여사는 서울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서 VIP고객 자산관리를 총괄하는 국민은행,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센터장을 차례로 만나본다.<편집자 주>

송칠식 삼성생명 강남FP센터장. 장석진 기자
송칠식 삼성생명 강남FP센터장. 장석진 기자

여유자금이 많은 고액자산가들은 세금문제에 민감하다.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생 기업을 일구고 은퇴를 준비하는 CEO들에겐 가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방법을 위해 상속과 승계 전문가가 필요하다. 부자들의 세금관리 노하우를 훔쳐보기 위해 비 내리는 수능일 오후 패밀리오피스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삼성생명의 송칠식 강남FP센터장을 찾았다.

◆본인과 삼성생명FP센터 소개 부탁한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97년 삼성생명에 공채 입사했다. 일하면서 회사 지원으로 MBA를 마쳤고 2000년 당시 국내에는 보유자가 없던 CFP(공인재무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중심으로 종합자산관리 개념을 세우고 조직과 인력, 상품솔루션 체계를 잡는데 일조했다.

개인적으로는 26년의 경력 중 20년간을 조직 구성, 인력 양성, 자산가 컨설팅 실무 등을 하며 보냈다. 영업 일선에서도 자산가 대상 특화조직에서 지점장과 단장 직무를 수행하는 등 대부분의 시간을 자산관리 컨설팅에 썼다.

삼성생명 FP센터는 2002년에 설립돼 현재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회사에 영업채널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CPC지원실이 있고 그 아래 WM지원팀이 있다. WM지원팀 밑에 8개의 FP센터, 가업승계 전문조직 ‘패밀리오피스’, 투자상품 지원파트 등이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 WM센터가 전문 영업채널인 반면, 삼성생명 FP센터는 절세 솔루션 제공을 주업무로 하는 백오피스(후방 지원부서)라는 차별점이 있다.

◆ 다른 보험사에도 FP센터가 있다. 삼성생명FP센터는 뭐가 다른가? 은행이나 증권사가 아닌 삼성생명FP센터에 고객이 오는 이유는 뭔가?

센터 설립 20년이 넘었다는 건 단순한 시간의 경과가 아니다. 자산관리컨설팅을 하다 보면 고객 마다 처한 상황이나 그에 따른 해결책이 다른데 그 경험치가 쌓여 최상의 솔루션이 나온다.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데이터가 가장 많다는 뜻이 된다. 그만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조직화가 잘 돼있다. 조세 관련해서는 국세청 출신 전문가가 있다. 부동산 및 투자 전문가, 법무, 회계 등 최고의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찾는 고객의 니즈가 자금의 운용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이라면, 삼성생명FP센터 고객의 니즈는 가업승계 및 상속 증여, 법인세와 소득세 절세와 관련 부분이 크다. 삼성생명엔 2만명이 넘는 FC들이 있고 영업 현장에서 절세와 관련한 솔루션이 필요한 고객을 발견하면 FP센터로 연결되는 구조다.

자금 운용과 관련해서도 수익증권이나 신탁, 유언대용신탁 등까지 솔루션을 두루 갖추고 있다. 시니어 고객 분들에게 보유 부동산 관리, 매각 및 매입 니즈까지 해결해드리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에 대한 브로커리지(거래중계) 기능만 없다.

◆ 센터에서는 현재의 자산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나?

어려운 시기다. 자산시장은 미국과 중국 흐름에 연동돼 있다. 미국의 침체가 강할 거냐 아니냐가 관심인 상황인데, 강한 침체보다는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서 미국시장의 침체가 오히려 ‘굿뉴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지만, 내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완만한 회복세가 기대된다. 금리 인하 전망에 기반한 베팅(투자) 기조다. 실물 수요 입장에서도 당분간 횡보세를 보이겠지만 내년을 지나며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 최근 가업승계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가업승계란 부모세대가 운영하던 법인사업체의 주식 지분이나 개인사업의 사업용 자산을 자녀 세대에게 상속 또는 증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그 재산규모에 따라 최대 50%에 이르는 세금을 승계 받는 자녀가 납부해야 해 승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엔 개인에서 개인으로 승계작업이 이뤄지는 전형적 패턴에서 벗어나 자녀가 주요 주주를 구성하는 가족법인을 설립해 절세효과를 꾀한다.

법인에 승계대상 자산을 넘기면 증여세 부담을 법인에서 분담하는 효과가 생긴다.

예을 들어 100억짜리 부동산 증여의 경우 개인에게 넘기면 50억원의 세금 부담이 개인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법인에 증여하게 되면 증여 받은 가액의 20.9% 정도를 법인세로 부담하고 주주가 나머지 30%를 부담하는 구조로 바뀐다.

세법이 계속 바뀌는 가운데, 배당을 받으면서 종합소득세를 부담했으면서 이를 증여할 시 또 세금 이슈가 발생한다. 과거엔 수십억원까지는 세금 없이 허용됐지만 현재는 양쪽을 합쳐서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자녀가 주주인 법인에게 증여시 세금을 일부 줄일 수 있다.

현재 정부 차원의 승계 지원제도가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이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밝힌 안에 따르면 2024년도에는 가업승계에 대한 조세혜택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주식증여시 10억원까지는 증여세가 없고 60억원까지는 10%, 그 이상 100억원까지는 20%였는데, 내년도 세법 개정안을 보면 300억원까지 10%를 한도로 하겠다는 안이 있다. 지방이전기업의 경우 주식증여 한도가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되는 안도 포함돼 있다.

이는 단순히 부자들을 위한 감세안이 아니라 고용안정과 기업의 영속성 문제와 연결된 문제다. 세금 때문에 가업을 이어가지 못해 기업이 문을 닫으면 그 종업원들은 고스란히 집으로 가야 한다. 고용 유지를 위한 안전장치인 셈이다.

삼성생명 종합자산관리 시스템 구축에 기여한 송칠식 강남FP센터장. 장석진 기자.
삼성생명 종합자산관리 시스템 구축에 기여한 송칠식 강남FP센터장. 장석진 기자.

◆ 주로 어떤 고객들이 FP센터를 찾는가?

승계와 관련된 고객은 법인사업자 매출과 이익이 있어야 FP센터 고객이 될 수 있다. FP센터의 프로그램이 유용할 수 있는 고객 대상은 보유 자산기준 최소 30억원 이상으로 상속 및 증여 이슈가 있는 고객이다. 요즘 강남 아파트 한 채 가격을 생각해보면 꼭 높은 금액 기준이라 말하기 어렵다. 사업채 매출 기준으로 보면 100억원 정도가 기준이다. 부동산 자산가 보다는 자기 사업을 가진 자산가가 컨설팅 대상에 더 적합하다.

FC들이 이에 적합한 고객을 추천하면 상담을 통해 사망 이후의 부동산 처리, 유동화가 어려운 비상장 주식 등의 문제를 해결해드린다. 이 과정에서 보험영업과 연결해 신탁이나 수익증권 수수료에서 권유인 수수료도 지급해 고객 발굴을 위한 인센티브로 삼는다.

생명보험 상품은 약간의 현금흐름으로 유고시 목돈이 나올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일으키는데 가장 적합한 상품이다.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의 삼면 관계를 통해 계약자나 수익자는 자녀나 배우자로 해 수익권이 가도록 하면 그 보험금은 상속자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보험금은 보험료를 낸 사람의 재산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승계시 국세청은 자금 출처에 대해 직전 10년 배우자나 자녀의 금융거래까지 모두 추적한다. 상속이 개시되면 세무대행인이 이를 다 소명해야 한다. 돌아가신지 6개월 내에 신고하고 그로부터 3개월 내에 검토가 이뤄진다. 법인의 지분을 승계해 나오는 배당금과 부동산 승계에 따른 임대소득의 일정 부분을 보험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보험금은 소득세가 없고 부모의 상속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 연금을 상속하는 방법은 어떻게 되나?

연금도 상속될 수 있다. 연금을 개시해서 앞으로 받을 연금을 할인해서 넘길 수 있다.

다만 과거에는 상증법(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시중금리보다 할인율이 높아 절세의 의미가 컸지만 현재는 고금리 시대로 3% 수준밖에 안돼 절세효과가 적다. 쉽게 말해 전체 받을 연금 총액을 할인해서 물려줘 절세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그 효과가 반감됐다는 뜻이다.

연금관련 이슈는 최근에 고금리 환경이 되다 보니 해지를 해서 다른 곳에 옮길지 말지를 고민하는 수요들이 있다.

과거 연금에는 높은 최저보증이율이 적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연금이란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드는 것인데, 지금 가입하는 상품은 최저보증이율이 확 낮아지는 추세라 고금리 상황 때문에 그 대안 상품을 고려할 때 단기적 금리상품 뿐 아니라 과거 이율 체계를 면밀히 봐야 한다.

◆ 고금리 장기화, 달러 강세, 고물가의 현 상황에서 자산 비중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나?

만기가 긴 정기예금이나 3%후반에서 4% 초반의 저축성보험 및 연금보험에 서둘러 가입해야 한다. 이자율만 보면 예금이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가 않다. 저축성보험은 기본 5년 정도 금리를 고정시키고 그 이후 금리가 서서히 내려가게 설계 돼 있다. 일반 예금은 금리가 더 높아 보여도 금리가 하락하면 금방 이자율이 하향된다.

장기채 매수도 당연히 권하지만 이익 실현 시기를 느긋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주식을 선호한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분할 매수해야 한다. 달러나 금 등은 글로벌 경기의 이상 상황에 대비해 10% 정도 담길 권한다.

◆ 부동산 전망이 제각각이다. 자산가들은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2000년 초만 하더라도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중 70%가 부동산이었지만 이제는 50% 수준으로 낮아졌다. FP들은 고객의 자산, 부채, 소득원, 재무적 목표 등을 파악해 은퇴, 상속, 자금운용 관점에서 생애주기에 맞는 컨설팅을 해드리지만 방향을 정해드리진 않는다.

자산가들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아파트에 여러 채 투자해 성공한 사람, 빌딩으로 수익을 낸 사람,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성공의 경험은 고객으로 하여금 그 방식을 따라가게 만든다. FP가 일방적으로 방향을 정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현재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막연히 부자들은 보수적일 것이라는 생각도 선입견이다. 최근 유행하는 투자상품에 적극성을 보이는 사례도 왕왕 발견한다.

부동산 자산가들 중 부채에 의존하는 분들은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부는 기존 가입 보험 해약 여부도 검토하려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부동산 디벨로퍼 등의 고민이 크다.

현재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낮다고는 하나 임대수익률이 3%를 넘기 어렵다. 현재 금리를 생각할 때 남는 게 없다. 부채 없이 장기로 보고 자본이득을 추구하는 거라면 모를까 임대소득의 매력은 많이 떨어졌다. 임대수익이 낮은데 빚을 내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 투자형 보험인 변액보험을 활용하는 것과 보장성 보험 및 투자상품을 따로 운용하는 것은 어떤 것이 더 유리한가?

변액보험이라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보장을 위한 보험이다. 개념적으로 투자부분과 보장 부분이 단순하게 결합돼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보장은 최장 종신까지, 보험료를 납부하는 기간은 그것보다 짧다.

투자금을 회수하면 보장금액이 감소한다. 보험료와 보장금액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또 납입보험료 총액 대비 환급금 비율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직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점도 난맥이다.

고객에게 돌아갈 다양한 형태의 보험금은 결국 고객이 불입한 보험료를 운용한 성과다. 투자상품에 익숙한 고객이 금리형 상품보다 투자성과를 선호하면서 적극적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보험금의 증가를 꾀해 보장과는 별개로 투자성과를 회수하겠다는 생각으로 변액보험에 가입하면 불완전판매 문제를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며 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소득 유입이 단절되는 인생 후반기 특정 시점부터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 연금이다. 여유자금을 목돈으로 쌓아 올려 운용하다 은퇴 등의 시점 이후부터 장기간에 걸쳐 분할해 지급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이다. 연금을 해지해 일시금으로 수령한다는 것은 그런 관점에서 근본 취지에 어긋나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가입했던 상품들의 적용이율, 최저보증이율이 현재 판매되는 상품보다 높고, 가입금액 및 수령 방법에 큰 제한이 없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지만 새로 가입하는 일시납 보험상품에 대한 비과세 한도가 대폭 축소돼 추후 세제혜택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가장 긴 호흡으로 안정적 운용이 필요한 상품이기에 일시적인 고금리 환경 등에 휘둘리지 마시길 당부드린다.

▲ 송칠식 센터장은…

72년생으로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97년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미국에서 MBA를 마치고 2000년에 CFP(공인재무설계사) 자격을 취득 후 삼성생명의 종합자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원년 멤버다. 지금까지 본사 WM기획 업무와 FP센터에서 상속, 증여, 가업승계 전문가로 활약하며 현재 삼성생명 강남FP센터장을 맡고 있다.

삼성생명서초타원에 위치한 삼성생명 강남FP센터. 네이버 지도 캡처.
삼성생명서초타원에 위치한 삼성생명 강남FP센터. 네이버 지도 캡처.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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