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수합병 진두지휘.. 방산계열 수직화 성과
한화오션 정상화·사업별 경쟁력 확보 등 과제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그룹 제공

재계에서 대표적인 오너 3세로 불리는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올해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그의 승계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김 부회장은 올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데 이어 첫 흑자전환까지 이루고, 한화솔루션을 비롯해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 주력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부채비율은 올해 2분기 484.8%에 이어 3분기 396.3%로 감소했다. 여전히 부채가 많긴 하지만 지난 1분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1858.5%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을 반년 만에 6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화오션은 지난 5월 한화그룹 계열사로 본격 출범했다. 한화오션 인수를 전두지휘한 인물은 차기 총수로 꼽히는 김 부회장이다.

그는 한화오션 인수 후 타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파격적인 임금 조건을 내거는 등 인력 확보에 힘썼고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선별 수주를 통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그 결과 부채비율이 대폭 감소했으며 지난 3분기에는 영업이익 741억원, 당기순이익 23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까지 성공했다. 한화오션 측은 "지난 5월말 새롭게 출범한 이후 경영체질 개선과 사업부제로의 조직개편 등을 통한 효율성 강화 및 생산성 향상에 주력한 점이 흑자달성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여기에 올해 한화오션까지 맡으며 방산 분야 수직 계열화를 이뤄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기업으로 거듭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방산사업의 핵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1%, 64.5% 증가한 1조9825억원과 1043억원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총 129대를 납품하는 레드백 장갑차 수출 본계약을 호주 정부와 체결하면 올해 방산부문 수주잔고는 3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2030년까지 '글로벌 톱(top)10' 방산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또한 김 부회장은 ㈜한화와 한화솔루션을 통한 이차전지, 태양광 사업 등에도 박차를 가하며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미국에서 3조2000억원을 투자해 최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태양광 종합단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 중이다. ㈜한화 모멘텀부문은 이차전지 공정 설비 수요 증가로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447억원을 기록한 것에 힘입어 관련 증설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그룹 부회장직에 오른 후 부친인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국내외에서 한화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중동, 영국 등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관심을 모았다.

다만 승승장구처럼 보이는 김 부회장에게도 풀어야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올해 들어 중국 태양광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만큼, 내년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간절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화오션 살리기를 위한 유상증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방산부문 계열사들의 재무부담 해결이 급선무가 됐다.

이렇게 투자 부담 우려가 커지자 김 부회장 체제 아래 순조롭게 진행되던 사업구조 재편도 잠시 멈춘 상태다. 이와 관련해 (주)한화는 올해 한화정밀기계 주식 60만주를 5250억원에 취득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각 계열사 재무구조 안정화와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 방산분야를 비롯해 태양광 및 이차전지 사업에서의 경쟁력과 점유율 확보를 김 부회장이 어떻게 풀어나갈 지 이목이 집중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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